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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PC 백색가전 글로벌 아웃소싱 '대세'

노키아 소니 도시바 등 자국생산 포기

전 세계 IT업계가 글로벌 경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의 하나로 '아웃소싱'을 경쟁적으로 채택하고 있어 주목된다.


여기에는 제품 생산을 외부 전문업체에 맡겨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직을 슬림화함으로써 유연성을 제고해 시장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처한다는 전략이 내포돼 있다. 바야흐로 아웃소싱이 글로벌 기업들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가 휴대폰 생산을 아웃소싱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업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키아의 앤시 밴조키 멀티미디어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독일 경제주간지 비르트샤프트보케와 인터뷰에서 "모바일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할 수도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업계는 '매각'이라는 단어 뒤에 숨은 '아웃소싱'이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로아그룹의 윤정호 컨설턴트는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한다는 것은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좀더 집중하고 생산은 아웃소싱으로 돌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면서 "현재도 일부 저가 단말기를 중국 등에서 아웃소싱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한다는 것이 노키아의 전략인 셈"이라고 해석했다.

노키아의 아웃소싱 확대는 모바일 서비스 전략과도 맥이 닿아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단말기 제조보다는 이익률이 높은 모바일 서비스에 치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노키아는 올 3분기 중 매출 98억1000만 유로(16조9600억원)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5억5900만 유로(9700억원) 적자를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떨어졌고, 1996년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의 나락에 빠졌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올리 페카 칼라스부어 노키아 대표는 "시장을 장악하는데 실패했다"며 대대적인 쇄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노키아는 지난 5월 애플 앱스토어와 경쟁하는 '오비 스토어'를 오픈한데 이어 음악ㆍ지도ㆍ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모바일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행보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해마다 공을 들이던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 내년에는 불참키로 한 것도 이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 관련, 노키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전략을 강화하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고민하는 것일 뿐 휴대폰 사업부 매각이나 아웃소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아웃소싱은 일본 가전업계에도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히타치는 일본 공장 하나만 남기고 해외 공장 3개를 폐쇄했으나 전자제품위탁제조서비스(EMS)를 통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생산량(143만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생산량의 약 50%인 70만대를 외주업체가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도시바는 지난 8월 영국 공장을 폐쇄하고 폴란드 공장에서 유럽 생산을 전담토록 했다. 조만간 베트남 공장 문을 닫고 동남아 지역 생산을 인도네시아로 통합할 계획도 추진 중이다. 소니도 TV공장을 2008년 13개에서 내년 3월에는 6개로 통폐합 할 계획이며, JVC는 이미 공장을 반으로 줄여 두 개밖에 남지 않았다.


일본 업체들이 이처럼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을 높여 한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가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기업들은 한국 기업에 비해 제품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생산 대부분을 아웃소싱 형태로 전환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데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웃소싱이 실제로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3000만명의 유ㆍ무선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인도 최고 통신회사인 바티(Bharti)는 마케팅과 고객관리를 제외한 모든 기능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조직을 슬림화해 저비용ㆍ고효율 전략을 취하는 바티는 최근 불황에도 수익이 60% 이상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국IT서비스학회 김현수 회장은 "산업계와 학계가 주축이 돼 포럼을 결성한 뒤 정부와 공공기관의 참여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기업의 핵심 경쟁력 강화와 비용절감의 대안으로 IT 아웃소싱을 적극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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