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뒤집어보기] <4>오리온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오리온이 해외 제과 사업에 강점을 가진 회사임을 올해 3분기 성적표를 통해 증명해보였다. 중국과 베트남 등에 위치한 해외 자회사들의 성과가 빛을 내며 지분법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 '잘 키운 자회사' 덕을 톡톡히 본 것. 오리온은 지난해 3분기 158억원의 당기순이익 적자를 딛고 1년 만에 분기 순이익 281억원을 올렸다.
국내 제과 부문에서도 전체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며 남다른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마진율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공략으로 경쟁 업체를 따돌리며 '깜짝 실적'을 내놨다.
◆해외·국내 자회사 선전에 순익 짭짤
중국, 베트남, 러시아 현지 법인을 비롯해 국내 자회사의 실적 호조로 오리온의 3분기 순이익은 쏠쏠했다. 올 3분기 순이익 28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의 '158억원 순손실'이라는 부진을 털어낸 것. 올 3분기 순이익 규모는 2분기와 비교해서도 32% 증가했다.
자회사의 순이익 증가분에 비례하는 지분법 평가이익이 2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5% 증가해 순이익 규모 확대를 견인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3분기 러시아 투자 부담과 국내 자회사 부진으로 순이익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중국 법인은 대표상품 초코파이를 앞세워 매출액 1346억원, 영업이익 149억원, 순이익 10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9%, 107%, 130%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적자를 냈던 러시아 법인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베트남 법인도 순이익 증가에 한몫했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3분기에는 당기순이익 1000만원을 내는 데 그쳤지만 올 3분기에는 17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호치민 공장에 이어 하노이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해 베트남 현지 업체들을 따돌리기 시작한 덕이다.
정성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사업부 가운데 특히 중국과 베트남 쪽의 성과가 잘 나오고 있다"며 "오리온의 해외 비즈니스 순항 비결은 현지화 전략에 초코파이로 대표되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한류 열풍이 결합된 점을 꼽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오리온의 해외 제과 매출이 국내 제과 매출을 넘어서게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자회사들의 이익도 오리온의 뒤를 받쳤다. 온미디어는 지난해 3분기 보다 3배 이상 늘어난 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온미디어는 시청률 수입은 늘고 제작비와 사업비는 절감하며 매출액 205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564% 증가했다.
영화 투자 및 배급 전문기업 미디어플렉스는 영화 '국가대표'를 비롯한 투자배급작의 흥행 호조와 비용절감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성장성 한계 있는 국내 시장서 프리미엄 제과로 쑥쑥
해외 시장에서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참살이(Well-being)열풍이 휩쓸고 간 국내 제과 시장의 성장은 정체된 상태다. 이에 오리온은 '닥터유', '마켓오'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중이다. 3분기 실적도 이 같은 경영전략의 성과를 보여준다. 오리온은 올 3분기 매출액 1471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 4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7.5%를 기록해 지난해 3분기 대비 2% 포인트 높아졌다. 오리온은 롯데제과에 이어 국내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점유율 70%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리온의 3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며 "국내 제과시장이 5% 저성장에 그치고 있으나 오리온은 닥터유와 마켓오 등 프리미엄 제품의 호조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수익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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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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