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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자회사 부실에 줄어드는 순익

재무제표 뒤집어보기<1>SK텔레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미국 중북부 지역에 위치한 네브래스카주의 오마하란 곳에 삽니다. 인구 40만명 남짓한 지방도시에 살면서 버핏이 어떻게 전세계 주식에 투자해 수백억달러의 재산을 모을 수 있었을까요. 버핏은 누구에게나 공개돼 있는 재무제표를 보고 기업의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장래까지 예측해 투자의 전설이 됐습니다.


재무제표는 투자의 기본입니다. 기업을 외부의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는 창입니다. 영업상황뿐 아니라 현금흐름 현황, 자산상태까지 속속들이 보여줍니다. 시장에서 500원어치 콩나물을 살때도 꼼꼼히 살펴보면서 그보다 몇만배, 몇십만배나 되는 돈을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중한 돈을 지키기 위해선 투자한 기업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재무제표를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이익은 늘어난다는데 왜 현금은 부족한지, 이익이 늘어났다는데 매출이 감소한 이유가 무엇인지 읽을 수 있다면 성공투자의 길에 한걸음 가까이 다갈 설 수 있습니다.

매주 수ㆍ금요일 '재무제표 뒤집어보기'를 통해 아시아경제신문이 상장사들의 실적을 해부합니다.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임선태 기자]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업체다. 50%를 넘는 점유율은 정부의 규제에도 좀체 떨어지지 않는다. 매출은 2005년 이후 10조원대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늘고 있고 당기순이익은 2002년 이후 줄곧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02년부터 2조원대를 한번도 놓치지 않은 초우량기업이다. 지난 3분기말 기준으로 자본금 446억원에 자본총계는 11조8244억원에 달할 정도로 쌓아놓은 유보금도 많다. 당좌자산만 5조3874억원으로 유동성도 넘친다.

그런데도 SK텔레콤의 순이익은 제자리 걸음이다. 특히 연결재무제표를 적용하면 SK텔레콤의 순이익은 더욱 떨어진다. 이같은 SK텔레콤 개별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이 연결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을 초과하는 현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폭을 키워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은 1조2777억원인 반면 자회사 및 계열사 등을 포함해 산정한 연결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은 1조2157억원으로 집계됐다.


H 회계법인 관계자는 "자회사가 정상적인 영업활동 중이고 그 자본잠식이 심각하지 않은 상장기업의 경우 연결 및 개별 재무제표상의 당기순이익은 거의 동일하게 집계된다"며 "하지만 SK텔레콤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두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 차이가 확연히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결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이 620억여원 정도 차이가 난다는 의미는 그만큼 출자회사 및 관련 사업부문들의 지분법 평가손실 규모가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투자자 모임은 "동일 금액을 설비투자 등에 활용할 경우 연구개발(R&D) 장려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쓰일 수 있다"며 "동시에 재무제표상 자산 건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하지만 SK텔레콤의 최근 3년간 연결 및 개별 재무제표를 비교ㆍ분석한 결과 무분별한 사업 진출 시도였다는게 증명된 것"이라며 "이를 방치할 경우 부실 규모만 더욱 키우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분사를 준비 중인 한 사업 부문을 예로 들며 "기업에서 육성중인 사업 부문에 대한 집중 투자를 두고 외부에서 왈가왈부하는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각종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가 여론의 요금인하 압박에 대한 면피용으로 사용된다는 지적도 있다. 통신 사업 성격상 독과점 이윤을 창출하는 SK텔레콤이 상장기업 중 최고 수준의 이익잉여금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 소모적인 마케팅 및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투자해 과도한 이익 규모를 축소시키는 효과를 본다는 것.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SK텔레콤의 광고선전비는 당기순이익의 25%에 해당하는 3005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및 국내 사업 부문의 투자는 대부분 지분법 평가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이 차이나유니콤ㆍSKT 베트남 등 해외 자회사에 투자해 손실을 본 금액은 2347억원, SK커뮤니케이션즈ㆍIHQㆍTU미디어 등 국내 투자 부문의 대부분 기업도 지분법 손실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한 시민단체는 "SK텔레콤의 자회사 부당 지원을 통한 무분별한 사업 확장은 중단돼야 한다"며 "독과점 사업 및 과도한 잉여금 수준을 고려할때 최소 20% 수준의 요금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SK텔레콤이 지난 16일 공시한 3분기 분기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3분기 SK텔레콤의 지분법 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765억원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기준 총 17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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