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광양 시설투자 1년여 연기
시장 회복 더뎌···생산 일정 조정 일환
국내 투자 상황 불투명도 요인된 듯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포스코는 최근 전 계열사와 고객사에 전달하기 시작한 달력을 작년보다 적은 10여만부만 찍기로 했다. 다이어리도 마찬가지다.
포스코 달력과 다이어리는 철강업계에서도 서로 갖기 위해 줄을 서는 인기 품목이다. 그만큼 영업사원들도 한 권이라도 더 받기 위해 난리라고 한다. 그런데 발행권수를 지난해보다 줄인다는 것은 내년 경기 불황에 대비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란 게 업계의 추측이다. 실제로 포스코에서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올해 시작한 2조5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완료시점을 9개월에서 1년가량 늦추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 ▲1조9276억원을 투입해 내년 말로 예정했던 광양제철소 5소결 및 5코크스 생산설비 완공시점을 2012년 9월로 ▲지난 8월 2988억원을 투자해 2011년 3월 완공하려던 광양제철소 도금강판 공장(광양 #7 CGL)을 2012년 3월로 ▲2689억원을 투자해 포항제철소내에 2011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산세용융아연도금설비(포항PGL)도 1년을 연기했다.
포스코의 설비투자 연기 소문은 6월을 전후로 업계에 빠르게 돌았다. 하지만 그 때마다 포스코는 올해 총 투자 규모인 7조3000억원을 예정대로 집행한다고 밝혀왔다.
총 투자금액에는 변화가 없겠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해 완공시점을 조정한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일단 가장 큰 요인은 포스코가 밝힌 데로 세계 경기 회복이 장밋빛 전망에 비해 철강수요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8월 멕시코 알티미라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다방면에 걸쳐 정보를 수집한 결과 현재 및 3ㆍ4분기까지는 회복이 확실하지만 4분기는 모르겠다는 게 결론 중 하나다"라면서 "예상이 맞다면 두 번째 회복은 오는 2011년도 하반기에 올 것이라는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올 하반기 업황 개선이 글로벌 경기 추세에 따라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정 회장의 예측이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철강업계의 국내 시설투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에만 업계가 쏟아 부은 시설투자비만 10조1230억원이었으며, 내년 6조9623억원에 이어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5조8493억원과 5조9005억원 등 향후 3년간 모두 18조7121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조강생산량은 올해 동부제철 전기로 가동에 이어 내년 현대제철 고로 가동으로 연산 7000만t을 넘어설 전망이다.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생산이 늘어난다면 시장 가격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 일정 조정을 통해 생산 계획을 맞춰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와 국회가 논의 중인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 폐지 문제 등 투자 외적인 환경도 불투명해 정부의 움직임에 맞춰 투자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포스코측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내년에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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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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