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 부진 타격...휴대폰 1억2000만·LCD1700만대 판매 불투명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우경희 기자]'타도 삼성전자'를 외치며 각종 신제품 출시를 통해 공세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 LG전자가 뒷심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 미국시장에서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특히 휴대폰과 TV 등 주력 사업부문에서 연내 판매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실적 부진의 여파가 연말 전기전자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판매량이 처음으로 400만대를 넘어서는 등 선전했던 LG전자의 LCD TV 판매가 연말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신익 LG전자 HE사업담당 사장이 공언한 올해 판매목표 1700만대 달성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시장 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전자가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 1000만대를 다소 상회하는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4분기에 700만대 가까이 판매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말 판매목표 달성의 성공여부는 미국 등 대형 시장서의 판매 증대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특히 최대 유통사인 베스트바이를 통한 신제품의 판매망 구축이 늦어지면서 이달 말로 다가온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특수마저 놓칠 경우 타격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내 본격적인 소비시즌의 시발점이다.
이 시기의 판매 현황이 올 한해 실적은 물론 다음년도의 판매 추이에까지 영향을 준다.
휴대폰 부문에서도 연말 판매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담당 사장은 최근 서울대 취업설명회서 "올해 1억2000만대 판매도 가능할 것 같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하반기 글로벌 시장이 LG 휴대폰에 녹록치 않게 돌아가면서 안 사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3160만대를 포함해 올해 8402만대의 누적판매를 기록했다. 1억2000만대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만 3600만대를 팔아야 한다.
지난 3분기에 분기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데다 4분기가 전통적인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라는 것이 LG전자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외부 변수가 많다. 우선 LG전자 휴대폰 판매의 30%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LG전자는 마땅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블루오션인 중국 시장에서도 위기의 징후가 보인다. 중국 내 1위 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의 3G 통신 기술 TD-SCDMA 부문에서 지난 8월 8.3%에 달했던 LG 휴대폰의 점유율은 9월 4%대로 급락했다.
반면 경쟁사인 삼성 휴대폰은 7월 23.6%, 8월 39%에 이어 9월에는 46.1%로 급성장하고 있다. LG 휴대폰의 참패는 중국 시장에 특화된 단말기를 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야심차게 선보인 '뉴 초콜릿폰'이 잦은 결함으로 소비자들의 구설수에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LG전자가 부침을 겪고 있다"며 "주력 제품들의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 연말 저가 밀어내기의 가능성도 있으나 이는 이익률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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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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