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txt="";$size="200,298,0";$no="2009110410394183733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배고픈 람보와 코만도가 짜장면집에 갔다. 단무지를 곁들여 짜장면을 맛있게 먹던 두 사람, 어느 덧 단무지가 한 개 밖에 남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하나 남은 단무지를 놓고 두 사람 사이에 신경전이 벌었다. 이때 람보가 코만도에게 제안했다. "그냥 나한테 단무지 줄래, 아니면 네가 단무지 먹고 대신 나한테 빰 100대 맞을래?" 단무지가 너무 먹고 싶었던 코만도는 뺨 100대를 맞고 나서 바보 같은 웃음을 지으며 남은 단무지를 맛있게 먹었다. 이를 본 람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 "아줌마 여기 단무지 한 접시 더 주세요!"
예전에 유행했던 '추억의 유머'이다. 여기서 코만도와 람보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코만도는 '하나 남은 단무지'라는 틀 속에 갇혀 결정했지만 람보는 게임의 틀 전체를 보면서 새로운 룰(Rule: 뺨 100대)까지 만들었다. 이렇게 생각의 차원이 다르니 결국 코만도는 애꿎게 뺨 100대를 맞게 된 것이다.
투자시장에도 이런 일이 번번이 일어나는 데 대표적인 사례가 코스피지수(KOSPI)에 갇힌 투자자들의 인식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를 보면서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오늘 코스피가 얼마나 올랐어?"라고 묻는다든지 혹은 "이 정도 코스피 수준이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일단 환매하는 것이 좋다"라는 것 등은 모두 지수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증거다. 이런 사람들의 생각은 사실 자연스런 인간의 본능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하나의 현상을 보고 전체를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을 판단한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코스피지수가 주식 투자 여부를 판단할 정확한 잣대인가 하는 점이다. 즉 달랑 한 개 남은 단무지만 볼게 아니라 아주머니께 단무지를 더 달라고 할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코스피지수는 1980년 1월4일을 기준시점으로 해서 이날 지수를 100으로 정하고 개별 종목의 주가와 상장 주식수를 곱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또 코스피는 일부 종목이 아닌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계산한다. 이렇게 하다보니 시가총액이 큰 회사의 주가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즉 시가총액이 큰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면 아무리 다른 종목이 선전해도 지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시가총액이 큰 은행주와 부실 기업들이 대거 퇴출되면서 시가총액이 대폭 줄어들자 지수가 오르는 데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부실기업을 포함한 전 종목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전체 지수의 왜곡이 없지 않다.
실제로 코스피지수가 지난 2일 기준 1559.09 포인트로 마감했는데 1980년 1월 4일부터 이때까지 본다면 29여 년 동안 1,459% (연평균 9.64%)가 오른 것이다. 반면 대표적인 우량종목인 삼성전자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무려 8,656%(연평균 16.17%)나 올라 지수보다 무려 6배 가까이 높다. 결국 코스피지수와 우량 기업의 주가 상승과는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기업의 주인이 돼서 장기적인 성장의 결과를 나눠 가지게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코스피 지수의 틀에서 벗어나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생각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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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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