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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 55년만의 민영화 첫걸음


[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외환위기 등 대한민국 경제의 굴곡을 함께한 55년 역사의 '국책' 산업은행이 민영화 첫걸음을 뗀다.


산업은행은 28일 정부 소유의 공적금융기관인 한국정책금융공사(KoFC)와 상업투자은행(CIB)을 지향하는 산은금융지주회사로 분리된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초대 사장과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초대 회장(산업은행장 겸임)은 이날 오전과 오후로 나눠 각각 출범식을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특히 산은지주는 수신기반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은행 인수도 추진, 향후 금융권 재편의 '핵'이 될 전망이다.

◇2020년 세계 20위권 CIB 목표= 산은금융지주회사가 11월중 주식교환을 통해 산업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면, 대우증권ㆍ산은캐피탈ㆍ산은자산운용ㆍ인프라자산운용까지 모두 5개의 금융 자회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로 거듭난다. 자산규모에 1조6000억원, 부채 4000억원, 자기자본 1조2000억원이다. 자회사 산업은행은 자산 152조9000억원, 부채 133조9000억원, 자기자본 19조원이며 대우조선해양, 현대종합상사 등 굵직한 구조조정 기업의 매각을 주도한다.


산은지주의 모델은 국책은행에서 동남아 최대 상업금융그룹으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룬 싱가폴 DBS(옛 싱가폴개발은행). 산은 역시 프로젝트파이낸스(PF), 기업금융, 사모펀드, 구조조정 등 경쟁력을 확보한 업무를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아시아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우선 목표다.

산은은 국책은행 시절인 1995년 국내 최초로 PF 주선 이후 작년말 기준 아ㆍ태지역 4위, 사회간접자본(SOC) 민자PF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파생상품과 회사채주선ㆍ외화신디케이티드론ㆍ기업공개(IPO) 등에서도 산은과 대우증권이 국내 톱랭커에 올라있는 등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런던ㆍ뉴욕을 거점으로 유럽과 미주시장까지 영역을 확대, 2020년 세계 20위권 CIB로 성장하는 이른바 '20-20-20' 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은이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IB역량 강화 못지 않게 안정적인 수신기반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위해 대우증권과 연계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산은 금융플라자' 설립을 추진중이다. 외환은행 등 국내외 은행 인수 검토도 금융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은 "수신기반 확충과 산은지주의 경쟁력 강하를 위해 국내외 은행 M&A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지주는 산은법에 따라 5년 후인 2014년 5월까지 최초 지분 매각을 시작해야 한다. 민영화 과정에서 2011년 국내 증시 상장, 2012년에 해외 상장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책금융공사 공적기능 담당= 기존 산업은행이 담당해온 정책금융업무를 이어받은 정책금융공사는 유재한 초대 사장을 비롯해 90여명의 인원으로 출발한다. 정책금융공사법에서는 민간금융회사와의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금융기관과는 경쟁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주로 시장기능에 의해 자금공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공공성이 큰 사업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속도로 건설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과 지역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민간금융회사가 거의 취급하지 않는 장기 회사채 인수 등을 통한 실물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부실징후기업의 정상화 지원과 금융안정기금 관리ㆍ운용도 정책금융공사의 몫이다. 정부가 100% 지분을 소유하는 정책금융공사의 초기 설립 규모는 자산 23조7000억원, 부채 20조7000억원, 자기자본 3조원이다.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공기업 주식과 함께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구조조정기업 주식 일부를 넘겨받았다.


특히 정책금융공사는 산은지주회사 지분 100%를 소유해, 지주회사의 이익을 배당과 지분법으로 인식할 수 있어 당장 부채이자상환 등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산은에서 받은 공기업 주식은 현금성이 없기 때문에 본격적인 실물지원을 위한 '종자돈' 마련을 위해서는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구조조정기업 지분 매각이 뒤따라야할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나 수출입은행 등 다른 국책금융기관과의 업무중복 문제도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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