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하멜 런던 비즈니스스쿨 교수. 그는 깊이와 통찰력을 갖춘 경영학자로 통합니다. 그의 경영철학은 금과옥조(金科玉條)나 다름없습니다.
얼마 전 내한한 그는 창조경영에 관심이 있는 기업인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경영 구루답게 그는 창조적인 조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탁월한 식견을 보였습니다. 그는 창조적인 조직을 만들고 싶으면 당연히 여기는 것에 도전하고 계속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멋진 말이죠. 특히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건 결코 정적인 얘기가 아닙니다. 현재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변화하는 것이고 변화하기 때문에 계속 불만족스러운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남아 있지만 움직이는 것, 창조적인 조직은 이런 역설적인 조직인 것입니다.
하멜 교수는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승자가 된 기업들의 공통점은 창업자 또는 최고경영자(CEO)의 비전이 모든 직원에게 전파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고경영자의 비전은 공유하고 직원들의 다양한 생각은 존중하는 개방형 민주기업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고경영자 개인의 역량만 강조해선 생존할 수 없고 CEO는 창조적인 생각을 말단 직원과도 나눠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너무 미래만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현재에 집중하고 이미 변화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간파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이 어떻게 성장했습니까. 하멜 교수가 말한 것처럼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고 그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비즈니스로 큰 것입니다.
하멜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관료사회, 기업, 대학 사회 등이 오버랩 됐습니다. 과연 우리는 창조적인 조직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일까. ‘창조’니 ‘열정’이니 하며 화두는 던지고 있지만 구두선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식경제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창조경제 시대입니다. 지식은 돈 주고 살 수 있지만 창조는 사고를 바꿔야 이룰 수 있습니다. 수년 전 굴지의 대기업 총수는 고위 공직자 출신을 부회장으로 영입했습니다.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영입했지만 권위주의와 경직된 사고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났습니다.
생각다 못해 회장님은 “포르노 비디오나 보면서 굳어진 머리를 풀라”고 권유(?)했습니다. 사고가 얼마나 굳어져 있었으면 ‘포르노 예찬론’까지 펴면서 소프트웨어를 바꾸려 했겠습니까.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돈 주고 지식을 사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변해야 조직을 살릴 수 있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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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 이코노믹리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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