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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노인 습격사건

시계아이콘01분 24초 소요

‘희망과 대안’ 시민단체의 창립 총회에 대한어버이연합 노인들 100여 명이 나타나 난동을 피워 창립총회가 무산됐다고 합니다. 이 어버이연합은 얼마 전에도 국립묘지 정문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 가묘를 훼손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했던 장본인들입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희망과 대안' 시민단체의 총회 장소에 입장해 있던 노인들은 백낙청 서울대교수의 인사말이 끝나자 왜 단체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느냐며 시비를 걸기 시작하더니 야유와 욕설을 퍼붓고 단상을 점거했습니다. 30분간 난동이 계속되자 주최측은 행사 중단을 결정하고 퇴장했고, 남아있던 노인들은 “우리가 이겼다”며 승리를 자축하는 만세를 불렀습니다.

이 노인들은 왜 이곳에 나타나 이런 행동을 한 것일까요?
현장에 계시던 할아버지 한 분의 인터뷰를 들어보니 종묘에 나갔다가 밥을 사준다고 하기에 함께 어울려 왔다고 말했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노인들의 모습은 매스컴을 탈 사전 준비가 있었던 듯 깔끔한 모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요?
그리고 이 분들은 가족에게 제대로 이해 받고 살고 계실까요?
과연 이 노인들이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소통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이들을 이곳으로 이끈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끊임없는 질문들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결론은 노인들은 그들을 이곳에 이끈 사람들에게 아마도 감사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해 주고, 귀 기울여 주는 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노인들의 모습은 희화화 됐지만 그것은 그들에게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무엇과 싸워 이긴지도 모른 채 그들은 관심을 받는 것만으로도 환호의 만세를 부르고 싶은 심정이 아니었을까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사기 사건이 종종 신문에 실립니다. 판단력 없는 노인들을 속여 물건을 팔았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많은 노인들이 짐짓 속는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그곳에 갑니다. 그들을 불러주는 곳도,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노인들은 자신을 불러주는 그곳이 자식보다 효자라고 공공연히 말합니다.


누구보다 빨리 노인의 외로움, 소외감을 발견해 낸 그들은 교묘히 노인을 이용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발 빠르게 비즈니스 대상으로 선택했습니다. 노인 또한 뭔가를 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발견한 그들은 정말 탁월한 두뇌의 소유자인 듯합니다. 어쩌면 소비자의 욕구를 재빨리 포착한 최고의 마케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도 관심두지 않는 노인에게까지 눈길이 닿았으니 말입니다.


미국 시카고에 ‘매더카페플러스’라는 일명 ‘노인들의 스타벅스’라 불리는 시설이 있습니다. 노인들이 모여 식사를 해결하고 남는 시간에 컴퓨터를 배운다든지, 건강 댄스를 배운다든지 등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어른들의 놀이 공간입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70, 80대 노인들의 표정은 여유롭고 행복해 보입니다. 노인이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왜 종묘공원에만 모여야 할까요. 이제 노인들의 공간이 업그레이드 돼야 할 때가 아닐까요. 공간이 달라지면 사람도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리봄 디자이너 조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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