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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착시효과라니".. 발끈한 삼성전자

강만수 위원장 발언에 "최대 영업익은 능동적 경영계획 성과"

[아시아경제 우경희 기자]"환율에 맞춰 경영계획을 세우는게 기업 아닙니까. 그럼 환율이 지금보다 더 좋으면 수십조 이익을 내겠습니까"


3분기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영업익 기록이 가시적인 가운데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이를 '환율 착시효과'로 치부하는 발언을 하면서 삼성전자 경영진이 발끈했다.

환율에 의한 착시효과가 아니라 환율 변동에 따른 능동적인 경영계획의 성과라는 주장이다.


강 위원장은 최근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에서 "삼성전자 등은 환율 효과가 없었다면 사상 최대 이익이 아닌 유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 역시 환율효과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이익을 누릴 수 있었겠느냐"고 말해 재계를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실적에 대해 4조1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 발표했다.


강 위원장의 발언은 올 초까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일하며 고환율기조의 정책을 펼쳤던 본인의 치적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강 위원장이 장관시절 고환율 정책을 전개하면서 수출기업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마련돼 정부가 주창하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적극 기여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런 발언을 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기업은 논평을 할 수 없다"면서도 "환율을 감안한 경영을 한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내부적으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수출에 박차를 가해 기록한 최대 실적을 '장관의 치적' 정도로 치부해버리려는 정부에 대한 야속함이 감지된다.


삼성 한 고위 관계자는 "환율에 따라 실적이 널뛰기한다면 글로벌 기업이라고 자부할 자격도 없다"며 "환율에 맞춰 부품 단가와 판매 단가를 정해 경영하는 것이 기업인데 환율이 한없이 유리해진다고 해서 무작정 이익만 추구할 수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나 삼성이 고환율 수혜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워 보인다. 올 3분기 전망치를 제외한 삼성전자의 최고 호실적 역시 고환율 속에서 기록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인 4조90억원의 영업익을 냈던 지난 2004년 1분기에도 원달러 환율은 최근과 비슷한 1200원 수준이었다.


환율 착시효과 논란 속에서 삼성전자가 스스로 이를 불식시킬 방법은 오로지 실적 뿐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3조원을 상회하는 영업익을 올릴 경우 4년여 만에 10조원대의 영업익을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 계열사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실제로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영업이익 면에서 1조~2조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라며 "최근 최고 경영진이 잇따라 강조한대로 환율 변동에도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내구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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