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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외국인의 빈자리

1만선 앞둔 상황인만큼 불안감 커

[아시아경제신문 김지은 기자]옛말에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 했다.


지난 3월 이후 국내 증시가 가파른 랠리를 펼쳐온 가운데 외국인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그간 외국인은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외국인의 매수세에 신난 개인 투자자들도 덩달아 매수에 가담하는 일이 많아지며 외국인의 빈자리를 도왔다.

하지만 외국인의 존재는 얼마나 컸던 걸까.
전날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5거래일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매도 규모는 930억원 가량으로 그리 큰 편은 아니었지만, 지수의 휘청거림은 상당했다. 펀드 환매 압력으로 인해 기관은 매수 여력이 없으니 외국인의 빈자리를 채울 리 만무하고, 투심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개인도 외국인이 없는 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외국인이 아무리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매매 패턴을 보인다 하더라도 연일 사들일 수는 없는 법이지만, 그래도 외국인의 잠시나마의 변심은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인 듯 하다.

국내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자리를 비웠다는 자체에 대해서도 공포를 느끼겠지만, 현재 글로벌 증시의 낌새가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미국 다우지수는 1만선을 눈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이틀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 때 9900선을 넘어서면서 1만선의 옷깃이 손 끝을 스쳐갔지만, 1만선은 그리 쉽게 잡힐만한 만만한 대상은 아니다.
1만선에 대한 저항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전날 외국인의 빈 자리를 더욱 크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출구전략에 대한 또다른 우려가 생겨나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불확실성을 없앴지만 투자자들은 모기지유동화증권(MBS)과 회사채 매입 시기를 연장한 데 주목했다.


프로그램이 갑작스레 중단됐을 때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서서히 속도조절에 나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지만, 이는 더이상 경기부양이 아니라 프로그램 중단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인 만큼 사실상 미 연준(Fed)이 출구전략의 문고리를 잡았다는 이야기도 된다.


지금까지의 랠리가 정부의 각종 정책에 의한 영향이 컸던 만큼 연준이 잡고 있는 출구전략의 문고리를 돌리면 그때의 파장은 예상하기 힘들고,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국내증시를 이탈했으니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것도 이해가 되는 일이다.


특히 전날 연준은 기간입찰대출창구(TAF)와 기간물국채임대대출창구(TSLF) 등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규모를 축소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으니 유동성 공급을 서서히 줄이겠다는 뜻이다.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 경제가 자발적인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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