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기조 유지하면서 동시에 경기회복 자신감 표출
[아시아경제신문 강미현 기자] 미국이 경제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며 출구를 향해 한 발 다가섰다. 금리 인상을 포함한 본격적인 유동성 회수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공격적인 양적완화의 속도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Fed)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인 0~0.25%로 동결하는 한편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준은 지난달 경기 활동이 안정되고 있다(leveling out)고 판단한 데서 이날 회복됐다(picked up)는 직접적인 표현으로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여건이 개선됐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한편 주택 경기 역시 개선됐다는 사실을 성명서에 추가했다.
연준은 모기지증권 매입 프로그램의 총액을 유지하는 한편 속도를 늦추기로 결정,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1조45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및 기관 채권 매입 기간을 올 연말에서 내년 1분기로 연장한 것.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유동성 공급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FOMC에 앞서 연준이 18개 국고채전문딜러(PD)와 역환매조건부채권을 통한 유동성 회수 방안을 논의한 것도 미세조정으로 볼 수 있다. 역환매조건부채권은 연준이 보유한 유가증권을 PD에게 매각하고 이를 추후에 높은 가격을 재매입하는 것으로, 유동성을 빠른 속도로 회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를 두고 “금리를 올리지 않고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일부 미국 언론과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 연준이 사실상 출구전략 카드를 빼 들었다는 해석이 고개를 들었다. 루이스 크랜달 ICA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긴축에 나섰다는 인식을 시장에 내비치지 않으면서 조용하게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앨런 찬츠 앨런B. 란츠 앤드 어소시에이츠 사장은 앞으로 유동성 회수를 둘러싼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상품 가격 상승세가 곧 문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6개월 동안 연준의 결정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8월과 마찬가지로 실업률과 부진한 소득, 자산 가치 하락, 신용경색 등에 대해서는 제약요인으로 지적했지만 기업들의 고정투자와 고용 감소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언급해 시장상황이 개선되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했다.
한편 연준의 낙관적인 경기진단에 성명발표 직후 주가가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가 9917선까지 치솟는 등 강한 반등이 나타났다. 그러나 투자자들로 하여금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도록 만든 것은 바로 미국경제가 출구 직전까지 도달했다는 두려움. 결국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3% 하락한 9748.55로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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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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