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협회장 "기름값 상승 주범은 환율과 세금"

오강현 대한석유협회장이 15일 "기름 값 상승의 주요 요인은 환율과 세금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취임 후 두 번째 기자 간담회를 갖고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낮아졌음에도 휘발유 가격이 높은 이유는 환율이 급등한 데다 유류세 환원, 원유 관세 인상 등 세금 요인이 작용해 인하 효과가 반감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국제 휘발유 가격이 배럴당 117.9달러를 기록하면서 휘발유 가격은 ℓ당 1698.3원을 기록했다. 반면 올 8월 휘발유 가격은 ℓ당 1670.7원으로 지난해 4월과 큰 차이가 없지만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71.4달러 수준이다.

오 회장은 "지난해 4월과 비교했을 때 환율은 997.1원에서 1252.5원으로 무려 25.6% 급등했고 유류세는 9.3%, 원유 관세는 1%에서 3%로 2%p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유류세의 경우 올 초부터 10% 인하 조치가 종료돼 환원되면서 휘발유 ℓ당 약 83원의 인상 요인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에 머무르던 원유 관세는 2월과 3월 각각 1%p씩 인상됐다. 이는 ℓ당 약 11원의 인상 효과를 낳았다.

석유 제품의 내수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관세 및 수입부과금 환급 외에도 국내 유통비와 품질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오 회장은 "내수 공급 시 수송ㆍ저유비와 판관비 등으로 ℓ당 약 35~40원의 비용이 추가 발생하고 황함량 10ppm 경유의 경우 품질 차이로 ℓ당 21원 정도 가격이 높다"고 전했다.

정부가 최근 물가 안정 대책 일환으로 정유사의 유통 단계별 세부 가격을 공개토록 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오 회장은 "정유사별 공급 가격 공개 조치도 시행 초기 진통을 겪었지만 경쟁 유발의 긍정적인 측면이 나타나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가격 인하 효과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상황으로 제도 도입에 시차를 두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