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투자패턴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대거 사들인 IT와 자동차 업종은 내다팔고 금융주, 통신 등의 내수주를 쓸어담고 있다. 이는 IT, 현대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가가 급등, 차익실현 이후 대안 투자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통신, 금융주 등은 올해 주식시장의 상승 속에서도 소외되면서 가격 가치가 부각돼 향후 3분기 실적을 확인하기 전까지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 KB금융지주 주식을 6만6391주를 사들였고, 이번달 들어 181만주를 순매수했다. 지난 11일에는 97만주를 사들이면서 4개월만에 가장 큰 규모의 매수세를 보였다.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서는 이번달 들어 기관이 31만주를 팔아 치웠지만 외국인이 물량을 받아내면서 130만주를 사들였다. 또 전날 신한지주(94만주),하나금융지주(65만주), 삼성증권(20만주) 등에 대해서도 매수세를 보였다.
올들어 주가가 크게 부진했던 통신주에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그 중 KT와 LG데이콤이 외국인 투자가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다. 올 상반기에 무려 3200만주(1조2000억원 내외)의 외국인 순매도를 기록했던 KT는 하반기 들어 1200만주(4700억원 내외)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또 외국인투자가는 올들어 LG데이콤를 760만주(1300억원 내외)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혹평 이후 외국인은 전날 LG전자를 16만6698주를 팔았고, 기관도 합세해 74만주를 내다팔았다. 현대차에 대해서는 지난 2일이후 9거래일 동안 순매도를 유지, 308만주를 순매도했다. 이에 외국인 지분율도 33.76%에서 32.55%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은행주과 통신주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회복의 관점에서 외국인들이 은행주에 베팅하고 있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 수준별로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샀던 구간은 PBR 0.8~1배와 1.4~1.6배인데 이는 단순히 밸류에이션 수준을 고려해서 베팅을 했다기 보다는 경기회복의 속도에 맞춰 베팅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금융업계의 지각변동이 외국인의 금융주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며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 금융주의 추락은 여타 국가의 금융주 비중 확대로 연결, 국내 은행주에 대해 외국인들이 외면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주가가 장기간 소외를 받으며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과거의 경우 통신서비스업은 코스피대비 약 10~20% 수준으로 할인을 받아와 통신서비스 업종에 대한 우려가 이제부터는 점차 해소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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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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