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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전방위 압박, 황영기 회장의 선택은

황영기 KB금융지주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직시절 파생상품 투자 손실에 대한 직무정지 징계로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을 비롯한 압박발언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특히 황 회장과 함께 같은 사안에 대해 징계를 받은 박해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은 황 회장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 열리는 KB지주 임시이사회에서 황영기 회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샵에서 황 회장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고위험 상품을 투자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고위험 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에 유독 농협과 우리은행이 투자를 많이 했다"며 "문제의 초점은 그렇게 투자를 많이 했으면서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멀쩡하게 돼 있는 리스크 관리를 바꿔가면서 밑에(실무진에) 권한을 다 주며 투자하게 했다"며 "그동안 징계를 살펴볼 때 '해임 사유'에 해당하지만 당시의 경제 여건과 고의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 실패라는 점 등 정상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 11일 같은 사안에 대해 박 이사장이 전격 사임의사를 밝힌 것도 황 회장 거취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박 이사장보다 징계 수위가 높은 '직무정지 상당'을 받은 황 회장은 현재 자신의 거취에 대해 빨리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금융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하는 방안과 법정 소송으로 정면 돌파하는 방안, 그리고 자진사퇴 중 1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황 회장의 입장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KB지주 한 관계자는 "박 이사장이 우리은행 징계 건과 관련해 사임을 결정한 것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이를 황 회장의 사퇴와 연관시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일단 황 회장의 징계 건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파악한 뒤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응방안에 황 회장의 거취 문제가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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