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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조문단 청와대 예방, '통민통관' 물꼬틀까

'통민통관(通民通官:민간 교류와 당국 교류가 함께 이루어짐)'의 계기가 될 것인가.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으로 구성된 북한의 고위급 '특사 조의방문단'의 파견은 남북관계를 둘러싼 우려를 일부분이나마 씻어내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7년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청와대 예방을 끝으로 공식적 당국간 대화를 중단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비행ㆍ개방ㆍ3000 정책에 불만을 거듭 내비치면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개성관광 중단,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 핵실험을 통해 고의적으로 관계악화로 몰아갔다.

국제사회도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면서 대북제재에 착수했다. 남북관계는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였다.


반전은 지난 3월 북한 국경을 넘어 취재를 한 미국인 여기자들을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8월 방북을 통해 석방하면서 찾아왔다. 북한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일정을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보도하면서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부에서는 '통미봉남(通民封南)'을 걱정했다. 미국이 북한과 직접대화를 하고, 우리 정부가 소외되는 현상이 재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


또한 북한 체제비난 발언 등으로 억류됐던 개성공단 체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 씨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면담을 통해 석방되자, 이번에는 '통민통관(通民封官)'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북측이 우리정부 당국을 우회하고 대남 소통을 민간 차원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더구나 현 회장은 방북을 통해 ▲개성공단 체류ㆍ방북 제한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및 백두산 관광 허가 ▲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 5개항을 합의를 이끌어냈다. 정부 당국간 협의가 필요한 내용들을 민간과 일괄 합의해 버린 데에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의 원칙만 고집하다 고립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물론 북한의 이런 접근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조심스런 의사타진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우리 정부당국의 승인과 남북 당국간 대화를 통한 협의가 필요한 사항들을 북측이 '개선'하겠다고 선언한 데는 까닭이 있다는 의미다.


'물꼬'는 새벽도둑처럼 찾아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북한은 즉시 조전을 보내는 한편, '특사 조의 방문단'을 파견한다는 의사가 우리 측에 전달됐다. 정부는 "사설 조문단'에 불과하다", "다른 조문국들을 접견하는 차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접견했다"는 식으로 의미를 축소했으나 현 정부 출범이후 첫 고위 당국간 대화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결과적으로 "당국간 대화는 없다"는 대남원칙을 북한 스스로 깬 셈이 된다.


아직 김 위원장의 구두 메세지가 공개되지 않았고, 800연안호 석방, 개성공단 운영 협상의 진행, 금강산 및 백두산 관강을 위한 당국협의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전망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남북 모두 '서로 대화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는 상호인식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는 점은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청와대 예방의사를 먼저 전달하고, 우리측이 이를 전격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불신을 '일부' 해소하면서 '통민통관'으로 가는 한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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