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 보이스 차단은 구글 탓"...구글, 스마트폰 PC 등 애플 영역 침범
IT 산업을 대표하는 애플과 구글간 갈등이 예사롭지 않다. 애플이 자사 '아이폰'에서 구글 프로그램의 사용을 차단한 것과 관련,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애플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구글 보이스 차단과 관련,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보낸 해명 자료에서 "구글 보이스가 음성 통화와 문자 전송을 위한 아이폰의 고유 인터페이스를 바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애플은 지난 7월말 구글 보이스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고, 구글은 즉각 반발했다. 양측간 갈등이 격화되자 FCC는 애플측에 구글 보이스 차단과 관련한 해명 자료를 요구했던 것이다.
애플은 이날 FCC에 제출한 해명 자료에서 "구글 보이스가 아이폰 사용자들의 통화 정보를 구글 서버에 전송한다"면서 "구글이 이 정보를 적절하게 사용할 것이라는 보장을 구글로부터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우리는 구글 프로그램을 완전히 거부한 것은 아니며, 계속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현 상황에서 구글 보이스를 차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구글 보이스는 인터넷을 통해 음성전화, 문자전송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구글 보이스가 도입될 경우 아이폰 독점 공급 이동통신사인 AT&T의 매출 하락은 불가피해지고, 이 때문에 애플의 구글 보이스 차단 조치에 AT&T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애플은 FCC에 "구글 보이스 차단은 애플의 판단"이라고 답했고, AT&T도 FCC에 제출한 답변에서 "애플의 구글 보이스 차단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구글 보이스 논란은 그동안 우호적이었던 애플-구글 구도의 균열이 시작됐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애플은 컴퓨터, 구글은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면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고, 구글도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출시하는 등 모바일 부문에서 사업이 겹치면서 양측간 갈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3일에는 2006년 8월부터 3년간 애플 이사회 멤버로 일해 왔던 구글 에릭 슈미츠 CEO가 이사회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당시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는 "그동안 에릭은 이사회 멤버로서 재능, 열정, 지혜를 통해 애플의 성공을 도왔다"면서도 "불행하게도 구글은 애플의 많은 핵심사업에 진출했다"고 언급, 슈미트의 이사직 사퇴 배경이 양사의 사업 중첩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최근 스마트폰을 넘어 노트북과 데스크톱 PC를 겨냥한 '크롬OS'까지 개발하고 있어 PC와 스마트폰에서 활약하는 애플과의 갈등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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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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