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논의 본격화 될 때..상품시장도 달러강세에 대비해서 펀더멘털 좋은 것만 오른다
7월 美 실업률 깜짝 하락에 달러가 급반등하자 에너지와 금 기타곡물 등에 몰렸던 투기세력이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뉴욕상품시장이 이틀째 하락마감했다.
7월 美 실업률이 전기(9.5%) 대비 소폭상승한 9.6%를 기록할 것이라는 당초 시장예상을 뒤엎고 9.4%로 하락했다.
작년 5월이후 하락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있는 일인만큼 뉴욕증시와 달러를 강하게 밀어올렸다.
이는 상품시장에는 약(藥)이자 독(毒)인 재료인 만큼 품목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7월을 기점으로 실업률이 하락세를 지속한다면 이는 경기회복의 가장 중요한 신호이며 상품수요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켜 상품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출구전략 논의의 걸림돌 하나를 제거해 준 격이니 일시적 달러강세를 유발해 상품시장 투심을 약화시킨다. 달러와 상품가격은 일종의 음의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뉴욕장에서 유가와 금 등을 중심으로 일단 포지션을 정리하는 움직임이 거셌다.
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또한 강해지면서 대부분의 산업용 금속이 강세를 보였고, 대두와 설탕 등 펀더멘털이 좋은 품목들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인다한들 경기회복 기대감을 이길리 만무하다는 생각이 시장에 팽배함을 시사한다.
로이터-제프리 CRB지수가 전일대비 0.41포인트(0.16%) 내린 263.9를 기록했다.
S&P500이 1.34% 오르고 달러인덱스가 1.23% 상승한 것을 감안한다면 상품시장 전반적으로 매우 이성적인 흐름을 보였다.
◆달러보다 강한 것들..설탕 대두 UP UP!
뉴욕ICE 10월만기 설탕선물가격이 전일대비 1파운드당 1.01센트(5.1%) 급등한 20.81센트에 장을 마쳤다. 1981년 4월이후 설탕값이 1파운드당 20센트를 넘은 것은 28년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몬순가뭄과 엘리뇨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브라질 설탕생산까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와 미국이 설탕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락할 위기다.
인도 정부의 이기적인 설탕정책이 이같은 상황을 주기적으로 야기한다는 비난이 거세고 장기적인 설탕값 급등은 없을 것이라는 이성적 판단이 서지않는 것은 아니나 당장 하늘이 비를 내려주지 않는다니 이보다 확실한 펀더멘털도 없다.
설탕값이 금주에만 10.26%, 최근 3주간 18.22%, 1월부터는 무려 82.24% 폭등했으니 내주 기후상황이 조금만 호전된다해도 강한 sell-off가 터져나올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하지만 1980년대 설탕값이 1파운드당 45센트까지 단숨에 치솟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1파운드당 20달러는 향후 단기폭등랠리의 시작에 불과할수도 있다.
경기에 민감한 커피값도 덩달아 올랐다. ICE 9월만기 아라비카 커피선물가격이 1파운드당 3.2센트 오른 1.379달러까지 상승해 6월4일이후 2개월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중국의 끊임없는 러브콜이 확인돼 32년 최저 재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대두도 달러강세를 딛고 상승폭을 확대했다.
CBOT 9월만기 대두선물가격이 1파운드당 14센트(1.2%) 오른 11.8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보다 빛나는 금속
구리부터 아연까지 산업용 금속들이 경기회복 기대감에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연고점 경신랠리에 대한 부담에 직전 이틀간 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美 실업률 깜짝 하락이 중장기적인 금속수요 부활 기대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달러동반 강세에 금속 가격상승도 다소 제한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내주에도 연고점 경신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달러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때까지 달러반등은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써텔도 "美 실업률 하락은 매우 고무적인 재료다"며 구리와 알루미늄등 주요 금속이 내주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강세를 이어갈 모멘텀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COMEX 9월만기 구리선물가격이 전일대비 1파운드당 3.4센트(1.24%) 오른 2.7815달러를 기록했다.
LME 알루미늄 3개월물도 0.53% 반등했고, 납과 아연도 각각 2.43%, 2.38%씩 급반등에 성공했다.
현재 산업용금속은 유가를 제치고 시장전체의 방향성을 대변하고 있다.
◆달러 강세에 무기력한 것들
NYMEX 9월만기 WTI선물가격이 배럴당 전일대비 1.01달러(1.4%) 내린 70.93달러를 기록했다.
美 실업률 하락은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전체에 호재임에 분명하지만, 달러강세가 투기세력으로 하여금 매수 포지션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했다.
CFTC 주간 투기거래자 동향에 따르면 8월4일까지 1주일간 원유 투기적 순매수가 총 3만4145건으로 전주 4576대비 6배이상 증가했으니, 이후 5일부터 유가가 사흘연속 매도세에 시달리다 이날 급락한 것은 투기세력의 차익실현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할수있다.
단, 유가가 배럴당 70.93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70달러선을 지켜낸 것은 내주 글로벌 증시상승랠리를 감안한 추가 상승 및 연고점 경신을 염두에 둔 움직임일수 있다.
유가와 함께 금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
COMEX 12월만기 금선물가격이 전일대비 온스당 5.8달러(0.6%) 내린 958.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강세 이외에도 ECB가 향후 5년간 2000톤의 금을 매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금값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채 10년물과 TIPS간 수익률스프레드가 1.96%을 넘어 2%에 육박했고, BNY 시장전략가 니콜라스 콜라스도 SPDR골드트러스트 주당 내재 변동성이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 등 美실업율 하락을 재료로 단기 상품가격이 급등세를 탈 경우 금을 비롯한 귀금속가격도 반등세를 회복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닥친 달러강세가 귀금속에는 부담이다.
플래티늄과 팔라듐도 각각 0.9%, 0.7%씩 하락해 이틀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버림받은 옥수수와 밀..살 이유가 없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마리오 발레토는 "펀드자금이 옥수수를 무섭게 팔고 있으며, 재고는 넘쳐나고 수출시장에서 가격매력도 없는 미국산 밀에 굳이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CBOT 8월만기 옥수수선물가격이 1부쉘당 10.5센트(3.2%) 내린 3.22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동일만기 밀선물가격도 1부쉘당 10.75센트(2.2%) 내린 4.895달러까지 추락했다. 둘다 연저점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대두가 상대적인 호재를 지니고 있는 만큼 옥수수와 밀은 대두가 강세를 보일수록 약해질수밖에 없다.
내주 글로벌 증시상승랠리를 기반으로 묻지마 매수세가 돌아온다면 모를까 옥수수와 밀은 현재 팔아야 수익이 나는 상품일 뿐이다.
내주 수요일 USDA의 美 곡물재고동향 발표가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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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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