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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환경이 만들어졌다면

PR 매수세 유입 환경 조성...추가적인 상승 가능할 듯

자정작용(自淨作用). 자연이 환경오염 물질을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은 고여있는 물 보다는 흐르는 물에서 자정작용이 더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 양이 많을수록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물이 고여있다면 자정작용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지만, 고여있는 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한 쪽을 터주면 그때부터는 스스로 오염물질을 원활히 제거할 수 있게 된다. 고여있는 물을 터주는 과정이 어려운 것이지, 물이 흘러가는 환경만 조성되면 스스로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내니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국내증시는 전날 박스권을 상향돌파해냈다. 지난 두달여간의 지루한 움직임이 고여있는 물이 흐르도록 터주는 과정이었고, 드디어 물이 흐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도 볼 수 있다.

스스로 물이 흐를 수 있는 환경이란 바로 차익거래를 의미한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2.7%에 달하는 강한 상승탄력을 보여준 직접적인 원인은 수급에 있었고, 그 중에서도 강력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시가총액 상위주 위주의 강세를 이끌어냈다.


그런데 프로그램 매수세와 직결되는 외국인의 선물 매매는 오히려 500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매도세를 보였음에도 베이시스(현ㆍ선물간 가격차)가 콘탱고(플러스)로 개선되면서 강력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이는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강력한 순매수세를 보여온 점과 무관치 않다. 외국인의 강력한 선물 매수세가 유입됐음에도 프로그램 매매는 오히려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그 기간동안 차익거래 환경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매도로 나섰음에도 개선된 차익거래 환경 덕분에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한 상승탄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셈이다.


한주성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베이시스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기존의 차익매도 진입 물량이 매수로 유입될 수 있고, 여기에 평가손에 노출된 외국인의 대량 환매수까지 유입된다면 베이시스가 급격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시나리오가 실현돼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된다면, 그 매수여력은 6.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기에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도 포착됐다. 민간 경제연구소 컨퍼런스 보드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며, 4월 이전까지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골드만 삭스 역시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15% 추가 상승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당초 전망치보다 무려 13% 상향조정한 것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시그널이 하나 둘 등장한데다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까지 더해지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확대된 셈이다.


이같이 대내외 환경이 안정적으로 개선되면서 외국인의 강력한 현물 매수세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외국인은 박스권 상향 돌파 시도가 나타날 때 마다 차익실현에 나섰고, 이에 따라 박스권 돌파 시도도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지만, 전날에는 지수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순매수 행진을 지속했다. 이 부분은 외국인이 추가적인 매수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 또 이에 따라 지수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날 미 증시의 강세를 이끌었던 CIT그룹의 파산모면 소식은 국내증시가 이미 전날 반영한 호재다.
하지만 이미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새로운 모멘텀이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악재를 걸러내고 호재를 키울만한 체력이 만들어졌다.


엄태웅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기관 투자자의 순매수 전환이 기대되는 만큼 그동안 기관 투자자의 집중 매도로 낙폭이 컸던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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