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서울서울인]75세 古서점, 인사동 통문관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3代 주인장 이종운 사장 인터뷰


서울 인사동 거리에 터잡은 고(古)서적 전문 서점 통문관(通文館). 국내 최고령 서점인 이 곳은 올 해로 일흔 다섯살이다. 'TV쇼 진품명품'에나 등장할 법한 고서 2만5000여권이 열 두평 남짓한 공간을 가득 메웠다. 천장까지 키를 높인 서가에 빽빽하게 들어 찬 옛날 책들이 자못 도도하게 손님을 맞이한다.

고희(古稀)를 훌쩍 넘긴 통문관은 창업주의 손자 이종운씨가 운영 중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은 3대(代) 주인장이다. 이 사장은 17일 "우리 서점은 조선시대 문학ㆍ예술ㆍ학문서와 현대문학 1세대 작가들의 책, 사료적 가치가 높은 학술서를 주로 다룬다"면서 "'가장 오래된 서점' 답게 '옛 것'을 지키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학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그는 "소형 서점이 활성화 됐던 시절에는 이 곳이 국어국문학회의 '연락소'나 '사랑방' 노릇을 했었다"고 일러줬다. 박물관에서 구매 의뢰를 해올 정도라니 그럴 만도 하다.

11년째 고서를 다뤄온 이 사장은 어느새 고서 전문가, 나아가 수집가가 돼버렸다. 이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그러하단다. 그렇다면 거금과도 바꾸기 싫은 '비밀 소장품'이 있을 테다. 그는 "사료가치가 매우 큰 몇몇 책은 너무 아까워서 큰 돈을 준대도 팔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것들을 찾아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드는 귀한 손님들에 대한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사장은 "당장에야 안타까운 일이지만, 앞으로 오래오래 통문관이 '통문관'으로 남으려면 제가 단순한 '책 방' 주인이 아닌 진정한 수집가로 거듭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 동안 어디에 있었나' 싶은 조선ㆍ근대의 고서들, 애호가들의 입맛을 돋우는 유명 소설ㆍ시ㆍ수필집의 초간본들은 분명 통문관의 자랑이자 존재 이유다. 그런데 이는 더 큰 의미로 확대된다. 통문관에 다름아닌 역사 자체가 스며든다는 것. 그는 "할아버지나 아버지 때 금기시 됐던 '불온서적'과 저항작가들의 작품이 세월이 흐르면서 통문관에 버젓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시간이 쌓여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이 곳에 반영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역사성은 곧 자존심으로 이어진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통문관에는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이들 가운데 무턱대고 책 값을 깎으려 승강이를 거는 '쇼핑객'이 많다. 적당히 흥정해 물건을 넘길 이 사장이 아니다. 그는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 중에 말도 안되는 가격을 제시하며 고서를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돈으로는 안 된다'고 말해 돌려 보내면 20~30분 정도가 지나 다시 찾아와 조르는 사람도 있지만 절대로 헐값에 함부로 팔아 치우지 않는다. 이 곳의 책은 한 권 한 권이 우리 역사이자 문화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AD

학술 자료나 '특별 케이스'로 입고된 몇몇 책들을 제외하면, 통문관의 '막내'는 1950년~1960년대 말 현대문학 '맏형'들의 작품 및 비슷한 시기의 문학 사료들이다. 슬슬 역사성을 띠기 시작한 막내들이 이 곳에서 앞으로 어떤 역사를 덧입을지, 20~30년 뒤에는 과연 어떤 작가와 학자들의 저서가 입고돼 지금의 막내 밑자리에서 새 역사를 써 나아갈 지 기대 속에 지켜볼 일이다.


"오늘날의 작가나 학자들 중 누구의 어떤 작품이 앞으로 통문관 서가에 채워질 지는 저도 예상하기 힘들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지 않겠느냐"는 이 사장은 "다만 통문관의 정체성과 목적을 생각할 때, 가까운 미래에 '해리포터'가 입고 되는 건 좀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는 생각은 해본다"며 웃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