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위산업체인 위아㈜가 76mm함포를 자체 개발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이탈리아 함포 제작사인 O사가 위아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에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대법원은 결정문에서 "위아는 개발함포를 개발 중이어서 추가적인 성능시험을 통해 구조나 기능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종적으로는 O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할 것인지 불분명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개발을 중단시키면 O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위아의 손해가 지나치게 많고, 본안 재판을 통해 다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게 되는 등 원고의 신청은 보전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O사는 1975년 처음으로 대한민국에 76mm함포를 판매했고, 1983년부터는 위아에 76mm함포용 양탄기의 기계부분 제작을 맡겨 이를 납품받은 뒤, 1994년에는 대한민국과 127mm함포 2문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대한민국과 계약을 체결하며 O사는 위아로부터 76mm함포의 양탄기 뿐만 아니라 회전구동장치(Training Power Drive)와 고각구동장치(Elevation Power Drive) 등의 부품을 공급 받았다.
이후 위아는 2002년 164억원의 예산을 들여 76mm함포의 국산화 계획을 추진했고, 5월께 대한민국이 1975년 O사로부터 구입해 보유하고 있던 76mm함포 1대를 2004년 5월까지 대여받은 후 이듬해 1월 이를 반납했다.
위아가 개발한 함포는 외형·부품·규격·작동원리 등이 대여함포를 비롯해 O사가 제조 판매하는 76mm함포의 기계부분과 유사했으나, 각종 디지털 방식의 전자장치가 추가되고 레이더를 피하기 위한 스텔스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등 성능이 향상됐다.
이에 O사는 "76mm함포 혹은 그 부품을 제조하거나 제조된 제품을 생산·판매·대여·수출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위 사항을 위반했을 경우 1건 당 200억원을 지급하라"며 위아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