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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김치 명인]'물 만난' 달인.. 전통의 맛 완벽재현

4. 빛고을 루시아전통식품 김은숙 대표

평범한 주부서 늦깎이 전통음식 연구가 변신
배추· 젓갈· 소금 최상급.. '청각' 고명은 필수


수도권 지역 사람들은 전라도 출신 주방장이 있는 식당은 어디든 들어가도 괜찮다고들 한다. 그만큼 전라도 사람들의 음식 맛은 전국적으로도 명성이 높다.

◇손맛 하나로 '빛고을 김치 달인' 등극

김은숙(58)씨는 음식 맛이라면 일등을 자랑하는 광주에서도 유명한 음식전문가다.


나이 마흔이 넘어서까지 평범한 주부의 삶을 걸었던 그는 동네에서 소문난 손맛 때문에 음식 공부에 뛰어들었다. 심심풀이로 조리사자격증 준비를 하던 그는 덜컥 합격 통지를 받고서야 전통음식을 연구하는 것이 자신의 길임을 깨달았다.

김씨는 "음식을 만들면 지인들과 나눠먹곤 했는데 판매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전통음식 사업을 시작해볼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그렇게 해서 2000년 '빛고을 루시아 전통식품'을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전통식품 중에서도 발효음식 '김치'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고 한다.


자랑할만한 김치가 셀 수 없이 많은데도 현대인들은 김치하면 김장 담글 때 등장하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 갓김치 등 몇 가지를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워서다.


전통식품 창업 이후 수년여간 김치 연구에 매진해온 끝에 김씨는 다양한 기본 김치를 전통식 그대로 재현하는 '비법'을 갖게 됐다.


김씨가 연구ㆍ개발해 전통의 숨결을 얻게 된 김치는 모두 그가 직접 운영하는 전통 한정식 '조선'의 밥상에 오른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다양한 전통 김치를 소개하고 싶어서이지만, 상품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명인들이 음식 솜씨 전수를 꺼려하는 반면 김씨는 손맛 비결 공개는 물론 자신이 담근 김치를 상품화하는데도 적극적이다. 현재 큰딸 선윤(30)씨에게 식당 경영을 전수하고 있으며, 루시아 김치 홈페이지(www.luchiafood.com)를 통해 20여가지가 넘는 전통 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직접 만든 젓갈+청각= 전라도식 김치

김씨의 음식 철학은 '겉치레 없는 정성으로 감동을 주는 것'이다. 내 자식, 손자들이 먹을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들 때만은 고집스러움을 드러낸다.


큰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사장님이지만 새벽시장에는 꼭 직접 나선다. 고추, 젓갈용 해물 등 식재료를 잘 골라야 김치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치를 담그는데 가장 중요한 식재료인 배추는 영암에 살고 있는 지인을 통해 공수해온다. 영암에서 배추를 구하지 못할 때는 시장을 돌며 배추 잎사귀 맛을 보고 까다롭게 고른다.


열무도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광주 지원동 동적골산만을 고집하고, 갓은 조선갓이 아니면 아예 고개를 젓는다.


또 소금은 삼복더위에 만든 천일염으로 1년 이상 묵혀둬 간수가 적당히 빠진 것으로만 선택한다.


젓갈도 계절에 맞는 해산물을 갈아서 사용한다.


김씨가 담그는 김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는 또 있다. 전라도식 김치에서만 만날 수 있는 청각이다.


그는 "청각을 김치 고명으로 넣으면 독특한 향과 맛을 낼 수 있다"면서 "게다가 청각에는 식이섬유와 칼슘, 철분, 비타민 등 영양분이 풍부하고, 잡균을 없애주는 역할을 해 자라는 아이들에게 좋다"고 말했다.


청각을 넣어 완성한 김치는 전라도식 김치 특유의 진한 맛을 내면서도 입안을 개운하게 한다.


또 다른 숨겨진 비법은 물을 많이 넣는 것이다. 물론 김치를 담글 때 물을 붓는 방식이 아니라 고추를 갈 때 적당량 넣는 것이다. 이렇게 담근 김치는 수분감이 충분해 어린이와 외국인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한다.


김씨의 꿈은 제대로 된 전라도 김치를 다양한 사람들이 맛볼 수 있도록 김치뷔페를 운영하는 것이다.


그는 "시중에서 전라도식 김치라고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상당수는 찹쌀풀을 넣어 담그거나 풍부한 맛을 내기위해 양념을 지나치게 넣은 것들이다"면서 "김치뷔페를 차려 반지, 백김치, 비트물김치 등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김치를 선보이고 판매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최종목표는 세계 어디에서나 우리 김치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김씨는 "외국 전시에 여러차례 참가하면서 외국인들이 물김치와 반지 등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김치의 경쟁력을 확인한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김치 제품 개발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 세계속에 우뚝 서는 전라도 김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은숙씨는


강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95년 늦깎이 학생으로 나서 조리사자격증을 취득했으며 2000년 빛고을 루시아 전통식품을 창업해 본격 음식업에 뛰어들었다.


사단법인 전라도 전통음식 보존연구회 기능인을 지냈으며, 광주시김치대축제 도록 편찬위원, 광주시 대표음식발굴, 육성산업 연구위원, 제88회 전국체육대회 명예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운영중인 '조선' 한정식은 광주시가 지정한 '1등 맛집'과 '광주대표음식 시범업소'다.


일본 샌다이ㆍ후쿠오카 김치축제를 비롯해 LA김치축제, 북경ㆍ심양 김치축제, 프랑스 파리 세계방문 음식전 등에 참가해 전라도 김치를 전시ㆍ시연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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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국제 식품산업전 전국웰빙요리경연대회에서 수상했으며, 제13회 김치대축제 대통령상,제3회 서구음식인 멋자랑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실력가다.


지난 2007년에는 청국장 소스를 이용한 비빔밥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하는 등 전통음식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남일보 정문영 기자 vita@gwangnam.co.kr
광남일보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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