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 유로존 주택가격이 글로벌 경기침체가 휘몰아쳤던 지난해 4분기보다 더 추락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조사한 유럽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유로존 1분기 평균 주택가격은 연율 기준 3.5% 하락하면서 지난해 4분기의 0.8%에 비해 낙폭이 크게 확대됐다. 유럽 전 지역의 1분기 주택가격은 지난해 4분기 낙폭(-2.3%)의 두 배에 달하는 5.1% 하락을 보였다.
특히 주택소유자 비율이 높고 미국과 비슷한 주택시장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영국과 스페인 등의 국가들의 경우 타격이 심했다. FT 데이터에 따르면 올 1분기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12.7% 떨어졌다. 스페인과 프랑스는 같은 기간 약 6.5% 하락했다.
반면 주택 구매보다는 임대 비율이 높은 독일의 1분기 주택가격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6% 하락에 그쳤다.
경제학자들은 주택가격 하락이 건설업 투자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은행들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니크레디트의 마르코 아눈치아타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의 두가지 취약점인 은행과 민간소비가 동시에 타격을 받았다”며 “스페인과 아일랜드 같은 일부 국가들은 미국과 비슷한 형태의 주택시장을 갖고 있는데다 개인소비와 주택가격이 연결돼 있어 경제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의 더크 슈마허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의 수익과 자본을 잠식하는 무수익여신(NPL)이 더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가격의 하락이 모기지 대출 연체율 증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주택가격 하락으로 연체 여신은 은행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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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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