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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몬 존슨 "경제위기, 오히려 악화된 측면도"

"거대 금융시스템의 분할이 근본적 해법.. 5~10년간 상당한 개혁 필요"

사이몬 존슨 미국 MIT대 교수는 22일 최근 세계 경제동향과 관련, “아직 경제위기가 실질적으로 끝난 게 아니다”고 거듭 밝혔다.

존슨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은행(WB) 개발경제컨퍼런스(ABCDE)’에 참석, ‘세계 경제위기, 과연 끝났는가’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금융시장의 자신감이 회복되는 분위기지만 위기 상황을 유발한 여건들은 그대로 남아 있고, 오히려 악화된 측면도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비대해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금융부문을 현 위기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으면서 “지금 미국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해) 많은 자본을 주요 은행들에 쏟아 붓고 있지만 이는 상황을 개선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미국은 올해 (금융부문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이미 많이 놓쳤다”면서 “이는 미국 국민과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특히 동아시아와 한국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존슨 교수는 “미국 정부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선 현재의 금융위기가 한 세기에 한 번도 일어나는 특별한 경우란 판단 아래 대규모 거시경제 정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그 결과에 대해선 그 누구도 명백한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지난 1980년대부터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나타났던 정치·경제적 구조변화의 틀에서 보는 시각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자본주의의 발달과 함께 은행을 비롯한 금융시스템의 자금이 정치 부문으로 흘러가면서 자연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결과적으로 무분별한 금융규제 완화를 가져와 다시 보다 강력한 규제를 필요로 하는 일련의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

존슨 교수는 “미국의 경우 지난 50여년간 이 같은 현상을 경험하지 못한데다 세계경제마저 글로벌화(化)되면서 그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국은 5~10년 간 (금융부문에서) 상당한 개혁을 이뤄야 한다. 그 정도 기간이 지나면 다른 나라의 금융부문도 많이 변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존슨 교수는 ‘거대 금융시스템의 분할’을 이번 경제위기의 근본적 해법으로 제시하면서 “은행이 자발적으로 이루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법률적 틀 내에서 정부가 추진해야 하고 그런 논의가 이제 시작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존슨 교수는 최근 경기회복 조짐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년 또는 그 이후까지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고 얘기하나, 난 그보다는 좀 빠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신용팽창 정책이 경기회복을 촉진시키면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글로벌 차원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상황에서 너무 공세적으로 팽창정책을 취하면 나중에 여기서 발을 빼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지금은 작년 말보다는 공세적 태도를 좀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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