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요 확대 경기부양책, 긍정적 결과 가져올 것"
앤 크루거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22일 향후 세계 경제전망과 관련, “각국의 재정건전성 악화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로 갈수록 긍정적 전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전히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WB) 개발경제컨퍼런스(ABCDE)’ 참석차 방한 중인 크루거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가진 언론 간담회를 통해 “미국, 중국 등 여러나라에서 경기부양책을 통해 총수요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중국의 경우 어느 정도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총수요를 늘리는 경기부양책의 결과가 재정건전성 악화보다 오히려 크게 나타날 것이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려오면서 대규모 재정적자 발생 등 자산 손실에 따른 ‘경기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총수요 확대를 통해 점차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손실된 자산에 대한 회복 조짐 또한 두드러질 것이란 게 크루거 교수의 설명.
단, 크루거 교수는 “소득 증가에 따라 투자를 확대하면 정상적인 경기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만일 저축을 늘리는 방향으로 간다면 불황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크루거 교수는 최근 세계 각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기회복기에 대비한 유동성 회수 등 ‘출구전략(Exit Strategies)’ 논의와 관련해서도 “논의 자체는 괜찮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시행할지는 다른 차원의 얘기다”면서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경제에서 ‘그린 슛(green shoot, 새싹)’이 나타나는 등 성장세가 지속되면 비교적 빠른 시기에 출구전략에 나설 수 있겠지만 ‘그린 슛’ 사라지면 그렇지 않다. 출구전략에 나설 정확한 시점에 대해선 아직 불확실성이 많아 예상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크루거 교수는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 논의에 대해선 “과도한 금융규제는 오히려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금융시스템 내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개혁과 관련해선 “세계경제에서 신흥국가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경제력에 비례하는 지분의 대표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크루거 교수는 우리나라의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물음에 “아직 한국에 온지 6시간밖에 되지 않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회복조짐을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세계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면 한국의 경기전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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