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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주식시장과 레드퀸효과

남들과 똑같이 매수에 나서면 제자리걸음..아직 어두울 때 미리 앞서야

생물학 이론에 '레드퀸 효과'라는 것이 있다.
제 자리라도 지키려면 두배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얼핏보면 당연한 얘기라며 넘어갈 수 있지만, 뒷얘기를 살펴보면 꽤 의미가 있다.

레드퀸효과는 루이스 캐럴이 쓴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의 말을 인용한 것으로,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편이다.
거울 속에 비친 것처럼 모든 것이 반대로 가는 거울나라에서는 제 자리에 서있기 위해서는 열심히 달려야 한다.
앨리스는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 이상해 붉은 여왕에게 이유를 묻자 붉은 여왕은 "네가 앞으로 가고 싶다면 지금보다 두배는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만히 보니 앨리스와 여왕 주변 풍경도 똑같은 속도로 앞으로 나가고 있었으니 뛰고 또 뛰어도 항상 제자리였던 것이다.

생물학적으로는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 즉 포식자에게 잡히지 않으려면 더 빨리 뛰어야하는 피식자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로 해석되지만, 사실 거울나라의 앨리스 일화를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히 많다.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여건이 똑같이 개선되고, 모두가 똑같이 매수에 나선다면 그 때는 아무리 뛰어봤자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두배 빨리 뛰어야 남들과는 차별되는 이득을 낼 수 있는 것이고, 두배 빨리 뛸 자신이 없다면 남들이 뛰기 이전에 먼저 뛰어나가야 남들을 앞지를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 낙관론을 강하게 주장하기란 쉽지 않다.
1400선에서 두달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일에는 5일선이 10일선과 20일선을 차례로 뚫고 내려가는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는 등 여전히 시장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똑같은 경제지표에 대해서도 정 반대의 해석이 나오고 있는 등 시장은 그야말로 호재와 악재가 뒤덮여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하지만 악재가 모두 사라지고 호재만 남아있는 시장이라면 그땐 이미 늦은 것이나 다름없다. 나 뿐 아니라 다른 모든 투자자들 역시 호재를 보고 적극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남들보다 나은 수익을 낼수가 없는 셈이다.
시장이 어지럽고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지만, 오히려 현 시점이 호재만 가득한 시장보다 매수하기에는 더 좋은 시장이 될 수도 있다.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수급적인 개선이다.
지난 한 주 시장에 우려를 만들었던 외국인들은 지난 19일 매수로 돌아서며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겨줬다. 지수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프로그램 매물 역시 300억원대로 크게 줄어들면서 거의 보합수준으로 마무리, 향후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선사했다.

외국인이 매수세를 유지한다는 데는 여전히 매력적인 국내증시가 그 근거가 되고 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스트래트지스트는 "국내증시 자체만 놓고 보면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여타 글로벌 증시와의 상대적 비교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2.4배(MSCI 지수)로, 신흥국과 신흥아시아 증시 대비 각각 8%와 19% 저평가돼있다"고 평가했다.



수급적으로 뒷받침이 될 경우 악재보다는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악재의 경우 '경기회복 지연 우려'라는 이미 두달 전 부터 친근한 악재인 반면, 실질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시그널이 하나씩 등장할 경우 강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2009년 GDP 성장률에 대한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치 상향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엄태웅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주요기관을 살펴보면 씨티그룹(-4.8% → -2.0%), 골드만삭스(-4.5% → -3.0%), 모건스탠리(-2.8% → -1.8%), LG경제연구원(-2.1% → -1.7%)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 보더라도 60일선의 지지력에 대한 기대감은 강하다. 비록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했지만 60일선(1360선)을 크게 무너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60일선이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어 일시적으로 60일선을 하회할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그 때가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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