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으로 인한 수표 발행 감소추세 가속도 붙을 듯
지갑 속 녹색 1만원권 사이에서 유난히 하얀 광채를 발하던 10만원 정액권 수표.
물론 사용할 때 이서를 해야 하는 조금의 불편함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하는 '하얀 지폐'의 마력과 비교될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10만원권 수표는 오는 23일 5만원권 지폐 등장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걸을 전망이다.
최근 자기앞수표 발행은 이미 전자금융에 밀려 기조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10만원권 정액권 발행건수는 작년 1ㆍ4분기 397만5000건에서 올 1ㆍ4분기에는 340만4000건으로 14.4% 감소했다.
10만원권은 금액으로 산정하면 전체의 10%에 불과하지만 유통물량은 전체의 85%에 달할 정도다.
그 동안은 인터넷뱅킹과 신용카드 등 전자지급수단으로 인한 것이었지만 이제 5만원권이 10만원권 수표의 자리를 상당부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10만원권 수표는 거의 모두 5만원권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10만원권 수표 쇠퇴에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자기앞수표를 발행, 지급하고 정보교환, 전산처리 및 보관 등에 연간 2,8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특히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현재 10만원권 수표에는 수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은행이 대다수다.
결국 5만원권 유통에 적극 나섬으로써 불필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1만원권도 새로운 5만 원권 발행 후폭풍을 피해나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시중에 풀려 있는 1만원권은 26조6000억원으로, 전체 지폐 가운데 비중은 65.7%. 한은은 5만원권이 발행되면 상당수 1만원 수요가 5만원권으로 대체돼 1년 안에 1만원권의 40% 정도는 5만원권에 자리를 내 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