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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국제유가의 딜레마

올라도 악재 내려도 악재...사면초가 증시 일단 피해라

최근 국내증시의 악재 중 하나로 치솟는 국제유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 무역수지 균형이 깨지면서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된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하지만 그렇다고 국제유가가 떨어지는게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국제유가 자체는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유가가 떨어지면 경기 역시 그만큼 위축돼있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제유가는 어찌보면 올라도 악재, 내려도 악재인 셈이다.



국제유가에 대한 딜레마는 국내증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전날 뉴욕증시 역시 국제유가로 인해 혼쭐이 났다.
전날 국제유가는 장중 한 때 배럴당 7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부진한 경제지표였다.

뉴욕의 제조업지수를 나타내는 6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4.6에서 -9.4로 하락, 제조업 경기가 개선됐을 것이라는 월가의 기대감을 한번에 뒤엎었다. 설상가상으로 주택지표 역시 기대치에 못미쳤다. 미 주택건설업협회(NAHB)는 6월 주택경기 체감지수가 전달보다 1포인트 낮아진 1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1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뒤엎은 셈이다.
결국 그동안의 기대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현실과의 괴리감이 곳곳에서 발견되기 시작했고, 경기가 예상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감이 국제유가 발목마저 잡았으며, 이것이 에너지주의 약세를 이끌었고, 뉴욕증시가 2% 이상 급락하는 악순환이 나타난 것이다.

국제유가의 딜레마가 탄생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투자심리가 예전과는 달라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국내증시의 경우 불과 한달전만 하더라도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어떻게 봐도 악재이던 것을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받아들이면서 상승했던 시기가 있지만, 그 때에 비하면 투자심리가 크게 약해진 게 사실이다. 실제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도 7거래일 만에 30선을 회복했고, 국내증시의 변동성(VKOSPI)은 2중바닥을 형성하며 상승 기미가 엿보이고 있다.
모멘텀 없이 한달째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국내 투자자들의 조바심도 더해졌다는 얘기도 된다.

여기에 우리 증시는 모건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불발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도 아니다.
매수차익잔고가 한 때 5조원대로 추락하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될만한 환경이 조성됐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백워데이션(베이시스가 마이너스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전날에도 5300억원 가량의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같이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는 것은 향후 1~2주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1~2주간은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면서 이를 또다른 주체가 소화해내야 하지만, 전날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는 등 매수소화 주체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증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어느 하나 증시의 편이 되주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소나기는 피해가라는 얘기도 있다. 최소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돼 수급적으로 안정을 찾는 시기까지만이라도 투자는 유보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도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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