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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지표는 '노'인데 시장은 '예스'

어떤 경제지표도 명확치 않지만 시장은 홀로 움직이고 있는 셈

일본인 친구와 약속을 잡을때면 머리가 아플때가 많다.
집에 초대를 한다거나 어느 모임에 같이 나가보자고 권유하면 흔쾌히 대답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를 '예스'로 받아들여야 할지 '노'로 받아들여야 할지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
완곡한 거절의 표현을 하는 일본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면 그 대답이 '노'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처음에는 혼자 '예스'로 받아들이며 기다리고 준비한 일도 적지 않다.
상대방은 당연히 '거절'의 의미로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석하고 싶은대로 받아들여 혼자 괜히 화를 냈던 셈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나스닥 지수는 8개월래 최고치, S&P500지수는 7개월래 최고치, 다우지수는 1월 이후 최고치로 장을 마감했다.
이같은 뉴욕증시에 대해 마이클 처치 에디슨 캐피탈 대표는 "어떠한 경제지표도 명확한 회복을 외치고 있지 않은데 시장은 먼저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뚜렷한 경기회복을 이야기하는 경제지표는 어디에도 없지만, 시장은 이를 지레짐작으로 '경기회복 신호'로 받아들이며 홀로 앞서가고 있는 셈이다.

전날 뉴욕증시의 상승세를 가져온 것은 고용 및 소비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된 것이 이유가 됐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장 중 8880선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드시 좋은 것 만은 아니었다. 고용지표의 경우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호재로 작용했지만, 1주 이상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건수는 오히려 전주보다 증가하며 19주째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오히려 1주 이상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보다 의미가 더 클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찌됐건 시장은 같은 경제지표도 호재로만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국제유가의 급등세도 에너지주의 강세로 볼 일만은 아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국제유가가 내년에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역시 경기하강이 거의 멈췄다고 발언하면서도 회복추세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관점을 유지했다. 물론 5월과 비교해 6월의 경기가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달보다 나아졌다고 완전한 회복이 아니르는 설명이다.

국내증시 내부적으로 보더라도 우려되는 부분은 많다.
전날 쿼드러플위칭데이를 맞이한 국내증시에서 네 마녀는 심술도 부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선물을 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날 장 중 흐름을 살펴보면 외국인의 관점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은 알 수 있다.
외국인은 이번 주 들어 선물 시장에서 상당히 불규칙한 매매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8일 5800계약을 순매수한 후 9일에는 1만계약 이상을 팔았고, 10일에는 다시 1만1000계약을 사들인 후 11일에는 2300계약을 팔아치웠다.
방향성이 전혀 없는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는 만큼, 웩더독(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뒤흔드는 것) 현상 역시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날 만기일에 외국인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롤오버(이월)를 단행했다. 외국인이 4만계약 이상의 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것을 청산, 즉 환매(매수)하지 않고 그대로 9월물로 이월시켰으니, 추가적으로 하락세에 베팅을 한 셈이다.

물론 외국인이 현물 시장에서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개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만큼 이들 세력이 맞서며 박스권 장세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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