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ER, 침체탈출 공식선언까지 논쟁 일듯
8일 뉴욕 증시의 화두는 국채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탈출 두 가지였다.
전자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후자의 경우 적어도 이날만큼은 새롭게 등장한 분명한 호재였다. 대표적 비관론자이자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9월에 종료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크루그먼 교수의 발언이 전해진뒤 뉴욕 증시는 장 막판 20분동안 수직상승하는 모습을 보였고 1% 이상의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면서 거래를 마감했다.
크루그먼 교수의 발언이 8일 뉴욕 증시를 살린 호재임에는 분명하지만 이 역시 단발성 호재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경기 침체가 시작된 것은 2007년 12월부터다. 그리고 미국 경기 국면을 판정하고 공식 선언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갔다고 선언한 것은 2008년 12월이었다.
수많은 고심 끝에 NBER은 침체가 시작되고 무려 1년이나 지난 다음 침체를 선언했다. NBER이 침체를 선언하기 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침체 여부를 두고 수많은 논란이 있었다.
이번 크루그먼 교수의 발언도 향후 많은 논쟁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경기침체 탈출 주장은 이제 막 제기됐을 뿐이고 NBER이 공식적으로 침체 탈출을 선언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제지표 개선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확실한 회복 신호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도 가능성을 언급했을뿐 경기 침체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지난 주말에 이어 뉴욕 증시가 보합마감된 가운데 채권시장은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날 2년물 국채 금리는 0.14%포인트, 10년물 금리는 0.07% 상승했다.
지난 5일 2년물 금리가 하루만에 무려 0.33%포인트 뛰었던 것에 비하면 채권 급락세가 다소 진정된 것이지만 여전히 국채 금리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미 재무부가 이번주에도 65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인 가운데 물량에 대한 부담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도 전에 금리가 들썩이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날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경기 침체가 끝난뒤 인플레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고민이 깊어지기는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거래량은 11억주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적은 규모였다. 그만큼 증시 방향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드물다는 의미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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