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 모터스(GM)가 채권단과 출자전환 협상에 실패함에 따라 파산보호 신청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미 백악관은 채권단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27일(현지시간)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날 GM은 26일 자정을 시한으로 진행된 채권단과의 출자전환 협상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GM은 270억 달러의 채무 가운데 90%인 240억 달러를 탕감받는 대신 뉴GM의 지분 10%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이 같은 구조조정안에 동의한 채권단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미 언론들은 오는 6월 1일까지 자구책을 제출해야 하는 GM이 노조와는 비용 절감안에 합의했지만 채권단과의 협상에 실패하면서 조만간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했다.
GM 측은 출자전환에 동의한 채권자들에게는 서둘러 회사채를 반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이번 주 중에 이사회를 열어 파산보호 신청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GM과 채권단과의 막판 조율에 나서면서 이번 주 내로 점쳐졌던 파산보호 신청 시점은 뒤로 미뤄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GM을 존속시키기 위해 모든 이해 관계자들간의 합의 작업을 진행 중에 있고, 또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조만간 이와 관련해 발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GM의 본사가 있는 디트로이트 시민들 사이에서는 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시민은 "GM의 파산은 피할 수 없어 향후, 연쇄 도산하는 부품업체가 잇따를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또 다른 시민은 "GM이 파산하면 일·수입·재산이 모두 줄어 향후 몇 년간 지역경제가 침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GM의 파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해외에서도 들려오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데이코쿠 데이터 뱅크 조사에서는 GM과 거래해온 일본의 133개사 가운데 102개사가 외상 부품대금을 떼일 수 있다고 밝혀졌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제조 관련 회사 50곳, 공장 생산설비 관련 회사가 18곳, 이외에 마케팅 광고 업체와 정보 서비스 관련, 경영 관리관련 업체 등이었다.
데이코쿠 데이터 뱅크는 "이들 102개사 가운데 일부는 미 정부가 마련한 채권보증제도에 신청을 했지만 모든 기업이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GM 파산시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