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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DMB 의무 탑재 추진? "없던 일로…"

단말기 가격 인상 · 소비자 선택권 제한· 통상 마찰 우려 등 득보다 실 많아

'손안의 TV'인 DMB 산업 활성화를 위해 휴대폰에 DMB 탑재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소비자 선택권 침해' '단말기 가격 인상'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무산될 처지로 내몰렸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28일 "DMB를 휴대폰에 의무 탑재하는 방안과 관련해 현재로서 아무 것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의무 탑재가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어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이 강한 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DMB를 탑재할 지 여부는 제조사와 이통사가 판단할 사안"이라며 "DMB탑재가 또 하나의 장벽처럼 인식돼 외국 휴대폰의 국내 진출에 걸림돌이 된다면 통상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며 'DMB 의무 탑재'에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제54회 정보통신의 날'인 지난 4월 22일 IT업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휴대폰에 DMB 탑재 의무화를 검토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당시 일부 참석자들이 단말기, 방송산업 활성화를 위해 DMB 의무 탑재를 제안한 데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방통위는 DMB의무 탑재가 휴대폰 단말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DMB서비스가 전국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무 탑재를 검토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DMB 의무 탑재에 한가닥 희망을 내걸었던 DMB 업체들은 또 다른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DMB 시장은 지상파DMB 단말기 누적 판매가 1691만2000대, 위성DMB 가입자가 185만2000명(2008년 말 기준)에 달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업자들은 만성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타개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희주 지상파 DMB특별위원회 부장은 "비공식 집계로 최근 DMB 단말기 누적 판매가 2000만대를 넘어섰지만 DMB 사업자들은 매달 5억원 이상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부 사업자들은 자본 잠식때문에 올해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일부 DMB 사업자들은 시청자들의 참여가 가능한 양방향 'DMB 2.0'에 기대를 걸고 있다. 'DMB 2.0 '이란 DMB TV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무선 인터넷에 연계된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지상파 DMB 6개 방송사는 지난 해 7월부터 SK텔레콤, LG텔레콤 등과 DMB 2.0을 위한 사업협력 계약을 맺고 오는 10월 서비스를 런칭한다는 복안이다. 이희주 부장은 "DMB 의무 탑재는 현실성이 떨어져 애초부터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그 대신 DMB 단말기에 'DMB 2.0'을 의무 탑재하도록 한다면 수익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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