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여의도의 최고경영자(CEO) 교체 바람이 거세다. 특히 임기를 남긴 은행계 증권회사 사장들이 잇달아 사의를 표시하면서 증권가 CEO들의 연쇄 이동 가능성까지 나온다. 최근엔 이같은 열풍이 자산운용업계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이 임기를 1년 남겨둔 상태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사의를 표명한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도 임기를 1년 남겨둔 상태였다.
대우증권은 김 사장 후임으로 지주회사의 전환을 앞둔 산업은행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IB(투자은행)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명주 교보증권 전사장을 비롯해 김은상 스탠다드차타드증권 전부회장, 임기영 IBK증권 사장 등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이 모두 국내 대표적 IB전문가들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박 사장의 뒤를 이어 우리투자증권 사장으로 내정된 황성호 PCA투신운용 대표도 IB쪽에 강점이 있는 인물이다.
이같은 은행계열 증권사들의 조기 CEO 교체에 대해 코드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전 CEO들이 지난해 금융위기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새로 대표로 선임됐거나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이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물들이란 비판이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내정자는 고려대 상대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후배다. 최명주 사장은 경북성주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에 위촉됐다.
증권사 CEO들의 잇단 교체는 자산운용업계 CEO들의 자리도 흔들고 있다. 당장 황성호 사장의 우리투자증권 이동으로 PCA자산운용 사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이 때문에 아르너 린드만 PCA운용 아시아지역 대표가 방한해 신임대표 선임 등에 대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기 KB자산운용 대표도 임기 만표로 퇴임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이 대표 후임으로 메릴린치증권 대표가 유력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안드레아스 노이버 하나UBS자산운용 대표의 교체설이 나오고 있지만 회사측은 결정된 사항이 없고 설에 불과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도 조재민 마이다스에셋 사장은 개인상의 이유로 사임을 표명했다. 후임으로는 최고투자책임자(CIO) 출신인 최재혁 상무가 거론되고 있다.
한편 지난 2월에는 굿모닝신한증권이 지난 2월 이동걸 사장을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인 이휴원 사장으로 교체했고, 4월에는 동양종합금융증권이 전상일 사장 후임으로 유준열 동양시스템즈 사장을 선임했다. 키움증권도 지난달 8년간 회사를 이끌던 김봉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2선으로 후퇴시켰다. 김 부회장은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대우증권 사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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