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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회의는 기내에서 합니다"

대기업 전용기 속속 도입, 글로벌 현장경영의 필수

일본 하네다 공항을 이륙한 항공기에서 CEO가 이사진들에게 사업계획을 보고 받는다. 하루종일 현장을 다니느라 미뤘던 결제를 마무리 한 그는 비서가 건네준 와인을 바라보며 휴식시간을 갖는다. 어느덧 김포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은 항공기에서 내린 CEO는 바이어와의 미팅시간에 맞추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몸을 싣는다.

해외여행이 보편화 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중장년층에게는 여객기를 타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자랑거리다. 그러다보니 자가용 비행기를 타는 기업인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오대양 육대주를 하루 생활권처럼 움직여야 하는 기업에게 필요에 따라 언제라도 비행할 수 있는 전용기는 '사치'가 아니라 '사업용'으로 꼭 필요한 수단이다.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대당 수백억원에 이르고, 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는 전용기를 도입하려는 이유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헬리콥터가 있지만 속도가 느리고 비행거리도 짧아 유럽과 미국을 한번에 이동할 수 있는 항공기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진다.

현재 전용기를 도입한 대기업은 삼성(BBJ2 1대, 글로벌 익스프레스 2대)과 LG(걸프스트림 G550 1대), 현대자동차(BBJ 1대), 한진그룹(걸프스트림 G-IV) 등이며, 최근 SK그룹도 올 하반기에 전용기를 들여온다.

◆‘하늘의 리무진’ 걸프스트림 ‘G550’= SK그룹이 선정한 기종은 지난해 LG그룹이 구입한 걸프스트림의 G550이다. 18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이 회사의 G시리즈 기종중 지난해부터 판매되고 있는 G650과 함께 가장 고가 기종으로, 가격은 5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하 0.8에 항속거리가 1만2501km로 김포공항에서 미국 중부도시인 올랜도와 프랑스 파리까지 논스톱으로 비행할 수 있다. ‘하늘의 리무진’이라 불릴 만큼 화려한 인테리어가 자랑거리다. LG그룹의 경우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조종사 3명을 비롯해 승무원, 정비사 등을 별도 선발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1994년 걸프스트림의 ‘G-IV’를 도입했다. 당초에는 그룹 전용기로 운영했지만 2002년 대한항공이 전세기 사업을 개시하면서 일반인들도 탈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의 G-IV는 총 14석이 배치됐으며, 앞뒤로 놓인 4개 좌석을 마주보게 돌려 놓으면 함께 앉아 회의를 할 수 있고, 옆으로 나란히 붙은 3개 좌석 팔걸이를 분리하면 침대로 활용할 수 있다. 포터블 DVD, 집무용 탁자, 위성 전화기 등을 구비했으며 최대 운항거리는 7267km로 한국에서 인도 동부까지 운항 가능한 거리다. 중간 급유를 하면 유럽과 미주까지 갈 수 있다. 이용 요금은 시단당 400만~500만원선이다.

◆개인 집무실에 침실까지···‘BBJ2’= 지난해 삼성그룹은 기존 전용기인 보잉사의 BBJ1을 BBJ2로 교체했고 현대·기아차도 올해 2월 같은 기종을 들여왔다.

100인승 B737-700을 개조한 BBJ2는 현재 국내 대기업이 소유한 비즈니스 제트기 가운데 가장 큰 기종으로, 18~20인승이며 한국-미국을 중간 급유 없이 이동할 수 있다. BBJ2는 화려함과 편의성 면에서 전 세계 전용기 중 최상급으로 통한다. 비행중 회의가 가능한 회의실을 비롯해 개인 집무실도 따로 마련됐으며, 초고속 인터넷 검색도 가능해 이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업무가 없으면 편안한 안락의자가 마련돼 있는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욕실에서는 따뜻한 물로 샤워도 할 수 있다. 침실에는 퀸 사이즈 침대가 마련됐다.

실내 환경 제어면에서는 3.75분마다 신선한 공기가 순환돼 객실 공간을 환기시켜 주며, 온도 조절 기능으로 최상의 환경을 유지한다. 건조해지기 쉬운 객실 공간을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 습도제어장치도 설치했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은 캐나다 봄바디어의 ‘글로벌 익스프레스’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속도 마하 0.85에 항속거리 1만3900km로 장거리 비행에 적합한 기종이다 올초 삼성그룹은 2대의 글로벌 익스프레스중 1대를 매각하기로 했지만 구매자가 없어서인지 그대로 소유하고 있다.

한편 기업 전용기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한 항공사들은 B787, 에어버스 A350XWB 등 중형 항공기에 이어 B747, A380 등 초대형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전용기 모델로 선 보이고 있다. 이들 중대형 전용기들은 전 세계 몇 안되는 세계적 부호들을 위한 것으로 사실상 '하늘을 날아다니는 궁전'이라고 할 수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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