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는 25일 1·4분기에는 1회성 요인에 따른 손실이 많았다며 2·4분기에 흑자 전환을 예상했다.
김병호 하나금융지주 재무 담당 부사장(CFO)는 "표면상으로는 3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이 중 일회성요인을 제회하면 100억원 수준의 이익이 났을 것"이라며 "100억원 수준의 이익도 좋지 않은 실적이므로 수익성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태산엘시디(LCD)의 키코 관련 대손충당금 1936억원, 명예퇴직금 689억원, 메릴린치와 뱅크오브아메리카 합병에 의한 처분손실 705억원 등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중 태산LCD관련 충당금은 앞으로 환율 상황에 따라 환입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태산 관련 손실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1377원의 원·달러 환율일 때 손실이 실현된다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한 것"이라며 "현재도 1340원대인데 지금 실현을 해도 충당금 환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계약의 내용이 4월부터 30개월까지 결제가 되는 것이므로 환율의 평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앞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변동금리부 대출의 비중을 줄일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대출 금리가 양도성예금증서(CD)를 이용한 변동금리가 많아 자산의 금리 민감도가 부채보다 높다"며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와 함께 "대출 구조를 변화시켜 우량 대출을 증가시키겠다"며 "변동금리부 대출보다 고정금리부 대출 조건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하나금융지주의 전체 대출 중 변동 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70%의 비중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카드 부문의 분사 시기에 대해 규모와 시장 상황면에서 현재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조기욱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은 "카드 부문이 너무 작으면 독자생존하기 힘들고 너무 크면 나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순이자마진(NIM)의 감소가 너무 커진다"며 "현재 570만명의 회원수와 시장점유율 3%정도가 독자생존과 은행에 미치는 영향에서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조 부사장은 또한 "소비자 지급결제 행태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지급결제수단에 큰 변화가 있는 지금 먼저 나가 시장 계획을 세우는 것이 경쟁에서 승리하는 수단"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어려워져 카드사의 자금 사정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하나금융지주은 충분히 지원할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형 기자 raintr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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