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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화업계 구조조정 채찍질

이윤호 장관 "방안찾기 고심 중"...중동 생산확대도 악재

정부가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유화업계가 정부의 구조조정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기업 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한 사업부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질타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은 지난 16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경제인회의장에서 기자와 만나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은 분명 필요하다"며 "적절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근 지경부에서 유출된 '주요 업종별 구조조정 방향'이라는 내부 보고서에서는 ▲석유화학 다지별로 기업간 자율적 사업 교환 ▲석유화학 단지별로 품목별 통합 등의 구조조정 방안이 담겨있다.
 
올들어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가 합병하고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OCI가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컬럼비안케미칼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등 유화업계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단계에 들어섰으나 아직은 미진한 수준이다.
 
현재 유화업계에서는 고순도테레프탈산(TPA), 폴리스티렌(PS) 등 수익성이 낮은 품목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동과 중국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국내 유화업계의 구조조정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김종성 석유화학공업협회 과장은 '2008 중국석유화학산업 결산'보고서를 통해 "중국내에서 대규모로 신증설되고 있는 에틸렌 공장 가동이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올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이후 아시아 시장에서 공급 증가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싼 원료로 생산할 수 있는 중동의 대규모 신증설 설비가 올해 2분기내 가동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국내 유화업계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유화업계 내부에서도 자율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국ㆍ중동발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통한 단지 합리화와 몸집 불리기가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각 기업들이 수익성 높은 유화업종 정리를 망설이면서 구조조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를 두고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지난해 "유화업계는 씨름판 문화와 같다"고 지적했다. 선 밖으로 밀려야 탈락하는 씨름처럼 유화업계도 한계상황에 몰리지 않는 이상 구조조정은 이뤄질 수 없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유화업계에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 직접 나설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며 "올해 1분기 실적이 좋고 사이클상 2011년쯤 유화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은 단시간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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