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은 세계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유보율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특히 10대 그룹의 유보율이 크게 늘었다.
1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내 12월 결산법인 552개사의 지난해 말 현재 유보율은 696.97%로 전년말 669.48%에 비하여 27.4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경기 침체와 환율 변동에 대한 우려감으로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비상금 쌓기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잉여금이 전년말 370조7606억원에서 20조6540억원(5.57%) 증가한 391조4146억원을 기록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유보율이란 영업활동 및 자본거래 등을 통해 벌어들인 잉여금이 자본금의 몇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잉여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수치가 높으면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자금 여력이 크다는 의미이지만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10대그룹의 유보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표 참조)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대그룹 유보율은 893.92%로 전년보다 무려 75.57%포인트나 증가했다. 10대그룹 중에는 포스코 유보율이 5843.80%로 가장 높았다. 전년보다도 741.88%포인트나 급증한 것. 현대중공업, 삼성, SK 롯데 등의 유보율도 1000%를 넘었다. 10대 그룹 중 유보율이 전년보다 하락한 곳은 한진그룹(유보율 608.09%, 전년비 -221.96%P)이 유일했다.
반면 나머지 그룹들의 유보율은 541.34%로, 전년보다 10.17%포인트 감소했다.
개별 기업별 유보율 상위사는 SK텔레콤(2만7908.29%), 태광산업(2만5363.18%), 롯데제과(2만167.84%)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유보율 2000% 이상인 회사는 56개사로 전년말보다 9개사 증가했고 100%미만인 회사는 56개사로 전년말보다 4개사가 줄었다. 또 잉여금이 0보다 작은 회사는 35개사로 전년말보다 12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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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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