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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과학기술과 '명주암투(明珠闇投)'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6초

오는 7월말 국내 최초로 우주로켓 발사를 앞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는 요즘 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북한이 지난 5일 장거리 로켓 대포동2호(은하2호)를 발사하면서 화제가 자연스럽게 외나로도로 옮아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세계적으로 로켓 발사 성공률이 27%에 그치다 보니 그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로켓발사 예정일을 100여일 앞두고 나로우주센터 근무자들은 마치 수도승처럼 경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우주센터 직원들은 센터내 건물로 들어오는 벌레 한 마리라도 함부로 죽이지 않기 위해 '살생 금지'를 철칙으로 삼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만큼 정성을 다해야 KSLV-1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우리의 꿈이 담긴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로켓발사는 우리 땅에서 쏘아올려진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실험 위성인 '우리별 1호'를 1992년 발사한 이래 그간 10차례나 인공위성을 쏘아올렸지만 국내 발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경우, 대포동2호 로켓발사로 비록 인공위성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최장 3846㎞에 이르는 사거리를 과시함으로써 내부결속 및 대외발언권 강화 등 나름의 실리를 챙긴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로켓발사를 통해 자신의 건강이상설과 권력승계 등의 이슈를 일거에 잠재웠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을 통해 대북한 제재가 구체화되는 등 부담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로켓발사는 이처럼 한 나라의 정치경제적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총괄하는 교육과학기술부를 떠올리면 답답할 때가 많다. 이달 초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과학기술담당 언론사 데스크 간담회가 있었다.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교육과 과학기술 담당 직원간 교류와 융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애써 강조했다. 성격이 다른 두 부처가 통합하다보니 문제가 많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통합 1년이 넘도록 아직도 과거 두 부처간 융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애초에 이명박정부가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무리하게 통폐합하면서 이같은 근본적 문제가 배태됐다. 더욱이 과학기술분야의 콘트롤타워가 없어 정책적 혼선이나 중복과제 등을 조정할 주체가 없다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녹색성장'과 같은 국가적 프로젝트가 부처별로 중구난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을 보면서 총체적 책임과 권한아래 국가 R&D예산 등을 교통정리할 '사령탑'이 없다는 점이 더욱 아쉽기만 하다.



얼마전 박찬모 대통령 과학기술특보가 한 포럼에서 "과학기술을 향한 대통령의 의지는 강하나 행정부와 청와대에 과학기술 전문가가 적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으로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의지가 강하다면 말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를 중용하고 대통령이 위원장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기능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과거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수행했던 조정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국가과학기술위에 상설 사무국을 두는 등 제도적 보완도 시급하다.

 

명주암투(明珠闇投)라는 말이 있다. 재능있는 사람이 널려 있어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는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접점을 찾지 못해 교육과 과학기술이 따로 놀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는 정부가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과 과학기술 입국이라는 두가지 의도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해법찾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7월말 외나로도에서의 로켓 발사를 계기로 과학기술계의 당면과제와 고민에 대한 총체적 해부와 점검이 뒤따르기를 기대한다.







김동원 부국장겸 정보과학부장 dw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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