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데 뺨 맞았다?'
상승 엔진을 가동하던 글로벌 증시가 제너럴 모터스(GM)에 발목이 잡혔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양대 산맥인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 가능성에 대한 소식이 흘러나오자 전날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데 이어 30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도 가파르게 내리꽂혔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54.16포인트(3.27%) 급락한 7522.02로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 역시 각각 2.8%, 3.5% 하락했다. 유럽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독일 DAX30 지수가 5% 이상 급락했고, 영국 FTSE100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가 각각 3.5%, 4.3% 떨어졌다. 지난주 8000선에 근접했던 다우존스지수는 2거래일 연속 급락하며 상승폭을 400포인트 반납했다.
글로벌 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GM과 크라이슬러가 생사 기로에 놓였다는 소식이었다. 실제로 두 자동차 회사가 파산의 길로 접어들 경우 금융권과 실물 경기에 일파만파 번질 파장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린 것.
이와 함께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일부 은행에 추가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자동차 관련 종목과 금융주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GM이 25% 주저앉았고 씨티그룹과 BOA가 각각 12%, 18% 급락했다. 이밖에 굿이어타이어를 포함한 자동차 부품주도 동반 급락했다.
M.램지 킹 증권의 전략가인 빌 킹은 정부가 과연 자동차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 하락 압력을 높였다고 판단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그룹의 시장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윌킨슨은 "최근 금융주 랠리가 힘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회사 경영진이 은행 정상화에 대해 낙관적인 발언을 했으나 펀더멘털의 뒷받침이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기업 실적 발표에 대한 부담도 매도 압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V파이낸스 인베스트먼트의 파생상품 전략가인 윌리엄 레프코위츠는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에서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근거를 찾으려고 할 것"이라며 "기업 이익이 기대 만큼 향상되지 못하거나 후퇴할 경우 다우존스지수가 6500까지 단기간에 밀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31일 오전 아시아 주요 증시는 보합권에서 등락하며 전날의 GM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날 장 초반 코스피지수가 0.7% 오른 1205.63을 기록, 1200을 되찾았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0.2% 소폭 오름세다. 토픽스지수는 0.5% 하락 중이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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