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서울 근교 골프장들조차 평일 이용객이 예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국내 골프장들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단적인 예다. 겨우내 어수선했던 코스를 정비하고 봄시즌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바쁜데 이용객 감소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만만치 않은 셈이다. 경기도 골프장들은 여기에 '조세특례제한법'의 악영향까지 가세했다. 단체팀들이 상대적으로 그린피가 싼 강원ㆍ충청권 골프장들로 대거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용객 감소는 회원권 시세와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일단 이용객이 감소하면 자연스럽게 회원권 시세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불황'이라는 명제를 감안하면 정확한 판단이다.
현실은 그러나 조금 다르다. 이용객 감소가 회원들에게는 거꾸로 예약과 여유있는 플레이를 보장하면서 실질적인 회원권의 보유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일종의 '할인권' 정도의 혜택만을 누렸던 중ㆍ저가권 골프장들은 특히 회원의 예약율이 높아질 경우 시세가 가파르게 올라가게 된다. 이는 고가의 골프장일수록 적은 수의 골퍼를 받아 코스관리와 서비스 등 회원만족도를 높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골프장 입장에서는 수익이라는 또 다른 명제가 있다. 그래서 수익성을 개선할 목적으로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실제 '관광버스팀'이라 칭하는 비회원 단체고객 유치로 그동안의 명성이 무너지고 회원권 시세 하락을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글로벌 경기침체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 시련과 더불어 변화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때문에 회원제 골프장처럼 공존의 개념이 강조되는 공간에서는 골프장이나 회원 모두 이해와 타협으로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불황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골프장들은 현재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호경기에 가만히 앉아서 고객을 맞이하는 하던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런 노력이 골프문화나 서비스의 새로운 모델로 진화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면 각 골프장들의 위기돌파 능력이 명확하게 검증되는 때가 찾아올 것이다. 회원권시세가 바로 그 지표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전략기획실장 sky@aceg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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