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제골프장의 그린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분양한 골프장들의 경우 상당수가 회원에게는 그린피를 면제하는 추세다. 70~80년대에 개장한 올드코스와는 결과적으로 그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분양이 어렵다보니 그린피 면제는 물론 가족이나 동반자에게도 파격적인 특전을 제공하고 있다. 중, 장기적으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이로 인해 골프회원권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서울 인근 모 골프장은 회원 그린피가 10만원을 넘어 주말 예약권을 감안하더라도 사실상 보유 가치가 무의미한 수준이라는 혹평도 받고 있다. 회원 수가 많은 올드코스들은 그러나 회원의 입장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아 운영 측면에서 당장 그린피를 내릴 수도 없는 처지다.
회원제골프장 본연의 성격상 회원 중심 운영에 따른 손익에 대해서는 회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일부 주주회원제나 연회원제 골프장들은 연회비로 골프장 운영의 손실을 보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회원 동반 없이 비회원만의 라운드가 허용되는 골프장들이라면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신설골프장들의 그린피 면제 추이가 결국은 '제 살 깎아먹기'라는 지적이다. 분양시장의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겠지만 종래에는 비회원 위주의 영업정책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밖에 없고, 이러다보면 회원서비스가 크게 하락하면서 회원권의 시세유지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금으로서는 어쨌든 회원을 대상으로 지나치게 높은 그린피를 책정하는 골프장들의 회원권이 시장에서 외면 받는 게 현실이다. 수요자들은 이미 실리적이고 경제적인 판단에 따라 회원권을 선택하고 있고, 이 같은 트렌드의 변화는 특히 신설골프장의 회원모집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쩌면 투기적인 회원권 선택의 시대는 이제 안녕을 고할 때가 된 것 같다. 골프장과 회원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나마 유일한 해법은 운영자와 회원들과의 적극적인 대화와 참여뿐이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결정이 득세해서는 모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전략기획실장 sky@aceg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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