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호전' 한 두달 더 지켜봐야
경기반등 시그널일까? 예상을 깬 미국발 주택경기 훈풍이 국내 건설ㆍ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점화된 금융불안도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어 기대는 더욱 크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2월 주택매매가 전월 대비 5.1% 상승한 472만가구를 기록했다. 당초 예상치 445만가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보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2월 신규 주택착공건수 또한 전월보다 22% 급증한 58만3000가구를 기록했다. 부정적인 예상치는 모두 보기 좋게 빗나갔다.
먼 나라 얘기 같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기침체의 진원지인 미국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지표라 눈을 뗄 수 없는 대목이다.
◇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 우리 시장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평가가 조금 엇갈린다.
하지만 미국의 주택경기 지표 호조가 몇달 더 이어질 경우 우리 시장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같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주택경기가 거시경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국 주택경기지표가 계속 호전되면 우리 경기도 좋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심리적 효과는 물론 우리 증시나 환율 안정으로 내수시장이 회복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상황을 판단하기 쉽지는 않다"며 "금융, 경제문제가 같이 풀려야 결국 주택문제도 해법을 찾을 수 있어 반짝 좋아졌다고 해서 큰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진단했다.
◇ 침체의 원흉..미 주택경기 살아나나 = 미국 주택경기가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는 신호탄이 된 것은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신규 주택착공건수다. 2월 주택착공건수는 전월보다 22% 급증한 58만3000가구를 기록했다.
다가구주택은 82%나 늘었다. 상승폭으로는 지난 1990년 이후 최대 폭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전월대비 3.4% 감소한 45만가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축허가도 54만7000가구으로 전월보다 1만6000가구 늘었다. 이 역시 당초 예상치 50만가구를 상회한 것이다.
아직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이르다. 미국내 고급주택 수요는 아직 최악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값이 낮은 지역의 부동산 거래는 크게 늘었다.
2월 주택관련 지수의 증가는 전월 하락폭이 컸던데 대한 반등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1월 신규 주택착공건수는 46만6000가구로 전월보다 16.8% 급감하는 등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월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6.2% 줄어든 것으로 해당 통계가 작성된 1959년 이후 최저치다.
주택신축허가신청건수 역시 52만1000가구로 전월에 비해 4.8%, 전년 동월에 비해 50.5%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골이 깊었기 때문에 반등의 폭도 컸다는 의견도 무리는 아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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