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본드 발행...당초 예상보다 금리 낮아
국내 외환시장 숨통 틜 듯
글로벌 철강기업 포스코(POSCO)의 신용도가 악천후의 해외자금시장에서도 통했다.
포스코가 19일(현지시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기업으로는 최초로 7억달러의 해외 달러본드 발행에 성공,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신용도도 우호적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업계 외화 조달에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이번 포스코의 글로벌 달러본드 발행성공으로 지난해 이후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국내 외환시장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향후 설비투자자금은 물론 철광석이나 유연탄 등 원료 구매 대금이 계속해서 달러로 지급되야 한다"며 "당장 자금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외화를 선조달해서 국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위해 해외 본드 발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향후 설비 합리화를 위해 해외서 지속적으로 설비를 조달할 계획이며 현재 글로벌 자원기업들과 철광석 등 원자재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국내 환시장에서 대거 대금 마련에 나설 경우 달러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등 외환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일제히 9.5% 이상의 금리를 예상했던 해외 언론은 이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으로 금리가 결정되자 놀랍다는 반응이다. 포스코 내부적으로도 금리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통상 해외 펀드 발행의 경우 기업의 이자율이 금융권에 비해 1% 가량 높은 점을 감안할 때 8.75%(발행금리 8.95%)인 포스코의 금리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수출입은행은 고정금리 8.125% 수준으로 해외 본드를 발행한 바 있으며 산업은행 역시 8.2% 수준의 금리로 본드 발행에 성공했었다.
한 국제금융 전문가는 "고정금리만 놓고 보면 높은 수준이지만 외환시장에 변환변수가 많아 단순 비교는 어렵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무리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거액의 달러 조달에 성공하면서 향후 국내 기업들의 외화 조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한 철강업체 고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계가 지속적인 설비 확대와 합리화(보수)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포스코의 이번 자금조달이 좋은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될 것"이라며 "현재 각종 지표가 원달러 환율 안정을 점치고 있으며 해외 기업 및 기관들도 환율 박스권을 1350원 수준으로 보는 등 환율 하락이 전망되고 있어 포스코의 해외 자금 조달은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본드 발행 성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도 반등하고 있다. 포스코의 주가는 20일 오전 10시 현재 35만7500원으로 전일대비 2.88% 올랐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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