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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스페셜, 했던 말 하고 또 하고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SBS 새 월화사극 '자명고'에 앞서 방송된 '스페셜 자명고'가 빈약한 준비로 오히려 극에 대한 기대감마저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보고 말았다.

9일 방영된 스페셜 방송은 '할말이 너무 없는 나머지, 했던 말을 하고 또 하는' 양상이 됐다. 한시간 분량을 채우기엔 공개할 것이 많지 않았던 것. 제작진, 배우 인터뷰와 촬영 현장 스케치를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한 장면이 반복 재생됐다. 일부 장면은 세번 넘게 전파를 타 대사를 외울 지경이었다.

스페셜 방송은 복잡한 설정에 대한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큰 스케일에 대한 예고로 기대감을 높여야 하지만 '스페셜 자명고'는 어수선한 편집과 빈약한 내용으로 '시간 때우기'용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로 이 방송은 MBC '에덴의 동쪽'이 기습적으로 2부를 추가연장해,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편성된 것이었다. 정작 MBC는 이날 WBC 중계 관계로 '에덴의 동쪽'을 결방했다.

이 방송을 통해 '자명고'는 초반부 줄거리를 거의 다 노출하기도 했다. 두 여주인공의 운명이 어떻게 엇갈리는지, 낙랑국 자명고가 찢기기 직전의 모습이나 긴장감, 낙랑공주 라희의 무덤에서 호동이 눈물 흘리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실제 역사적인 사실을 모티브로 극을 진행시키는 만큼 시청자들이 미리 내용을 아는 부분도 있지만, 그 사이사이를 어떤 상상력으로 메웠는지 조차도 거의 다 알려줬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이날 방송을 통해 자명공주가 어떻게 왕으로부터 버림받았는지, 이후 낙랑공주와의 삼각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등 드라마의 초반 전개를 상당부분 알게 됐다.

제작진은 또 이번 방송을 통해 어떤 장면에서 어떤 컴퓨터 그래픽이 쓰였는지도 상세히 알려줬다. 본방송에서 화면 가득찬 고구려군을 보고 '저건 실제로 몇명 안되는데, 나머지 다 CG야'라고 할 수 있게 된 것.

시청률 경쟁을 피하는 것도 좋지만, 지나친 '스페셜' 의존이 본방송에까지 안좋은 영향을 미칠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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