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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추경론... 채권시장 벌써 '들썩'

30조원 규모의 '슈퍼추경'론이 나오면서 채권시장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국채발행(채권공급)이 늘어나면서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 이 가운데 슈퍼 추경으로 대규모 국채물량이 쏟아질 경우 회사채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석 달간 발행된 회사채는 21조1162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11월 발행물량(30조649억원)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공사채 역시 지난해 10월이후 가파르게 늘어난 가운데 올 1월과 2월에는 각각 8조7130억원, 9조8100억원이나 찍어냈다. 이는 연간 발행한도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전년 같은 기간(3조6960억원)에 비해 5배이상 급증한 것.


이는 통상 경기침체기에 장기적 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줄어드는 것과 정반대 현상이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장은 "경기가 너무 나빠서 회사채 발행이 이례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라며 "재무건전성을 위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판매 부진 등으로 재고유지비용이 높아지고, 캐시 플로어가 빡빡해지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자금 수요가 급증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토지공사, 주택금융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등의 공사채 발행이 유례없이 늘어난 것도 요금 인상 등이 묶인 상태에서 투자, 유지 보수를 위한 현금을 공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추경 편성을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뤄질 경우 상대적으로 회사채의 매력은 떨어지게 돼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더욱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최근 MMF에 130조원의 사상 최대 자금이 몰려있는 것을 감안, 3년, 5년의 단기채 위주로 발행할 가능성도 크다.

박태근 한화증권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대규모 국채가 발행될 경우 우량물 회사채 금리는 계속 내려가는 등 회사채 구축효과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단기물은 기업들에게 넘겨주고 정부는 금리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장기물 위주로 발행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단 장기물로 발행하고 시장상황이 좋아질 경우 바이백(되사오기)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정부는 외평채 발행도 검토중이다. 다만 지난해 9월 이미 외평채 발행이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채권금리가 급등하며 수포로 돌아간 만큼 도로공사 등 공기업을 내세워 발행 가능성을 신중히 타진하고 있다.

최 파트장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8%의 금리로 외채를 발행한 것을 볼 때 정부도 이 수준정도의 금리를 줘야 할 것"이라며 "뉴욕, 런던 등의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을 더 위험하고, 매력적이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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