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거래..호가 상승 후 거래 끊겨
강남구 개포시영 아파트 인근 K공인중개업소는 오늘도 문의전화로 분주하다. 재건축 관련 호재로 지난해 말부터 늘어난 매수, 매도 문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2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문의가 실제 거래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눈에 띄게 줄었다. 이달 초까지 급매물 위주로 계약이 이뤄졌지만 급매물층이 사라지고 나서 나타난 현상이다.
K중개업소 사장은 "최근 두달 동안 평형에 따라 호가가 5000만~1억원 가량 올랐다"며 "호가가 오르고 난 이후로는 거래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강남권의 다른 재건축 단지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각종 호재로 들썩였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꾸준한 호가 상승을 보이며 거래됐던 강남, 송파구 등의 아파트 가격이 급매물 거래 이후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고작 1건의 거래실적이 전부였던 강남구 개포시영 42㎡의 경우 지난 1월에만 8건이 거래됐다.
거래가격은 5억2600만~5억9900만원. 월말로 갈수록 가격이 높아졌다. 지난해 11월 5억1700만원에 거래된 것이 지난 2006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현재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은 5억9000만~6억50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집 주인들이 꾸준히 가격을 올려 올 들어서 7000만~8000만원 가량 호가를 올렸다. 매수자들의 문의는 여전하지만 급매물층 해소 이후 선뜻 매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송파구 잠실동 장미아파트 단지도 비슷한 사정이다. 장미1차 109㎡는 호가가 7000만원 이상 올라 7억2000만~7억9000만원대 매물이 수두룩하다.
지난해 12월과 1월 초에 각각 6억원과 6억5000만원에 거래된 사례와 비교하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 1월에는 5건이나 거래됐지만 호가가 계속 오르자 매수를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경기지표가 안좋아 강남권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는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도 "재건축 규제완화나 호재가 등장했다고 해서 가격이 계속 오를 수는 없는 일"이라며 "단기가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한 차례 조정을 거친 후 다시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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