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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무역수지 섣부른 낙관?

정부가 2월 깜짝 수출호조 전망을 발표했으나 전문가들은 조업일수 증가에 환율 급등과 일시적 재고소진에 따른 주문이 몰린 탓일 뿐 추세적인 호조를 이어가기는 어렵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식경제부는 22일 2월 수출(20일 현재)이 경기호황기였던 전년에 비해 0.4% 증가하며 무역흑자가 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말까지는 수출증가율 -15%, 무역흑자 25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월 수출 33.8% 감소, 무역적자 33억5600만달러를 딛고 급호전된 수치다. 정부는 조업일수 증가, 환율 급등에 따른 가격 경쟁력 효과, 선박 수출 호조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해와 달리 설연휴가 1월에 있어 조업일수가 2일이상 늘었고, 선박 수출도 73% 급증했으며, 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력 확보 덕분"이라며 "원유 도입단가도 지난해 92달러에서 올해 42달러로 낮아진데다 수입 감소가 크다보니 무역흑자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며칠 실적을 가지고 수출이 살아난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요국의 재고 조정에 따른 일시적 수요 증가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2월 수출 호조를 이끌었던 환율 급등 역시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결과물로 분석되고 있다. 신동석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원화가치 급락(환율 급등)은 수출의존도가 높고 외채 증가가 두드러진 국가(브라질, 폴란드 등)들이 통화 약세를 보이는 공통된 현상"이라며 "세계경기 침체로 전세계 교역이 가파르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경부 관계자도 "최근 환율 급등이 단기적으로 수출업체들에게 좋은 현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경쟁력에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환율은 무역수지와 수출입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2월의 무역흑자는 수출이 15%나 줄어드는 가운데 이뤄질 것으로 보여 수출보다 수입 급감에 따른 내수 침체가 더욱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간 무역수지에 대한 시각차도 크다. 이동근 무역투자실장은 "환율이 1300원이상으로 지속되면 연간 무역흑자 120억달러는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며 "수출도 전년대비 1%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문석 실장은 "2월에 무역흑자를 기록한다고 해도 추세적으로 이어지기에는 세계 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다"며 "연간 기준 경상수지 27억달러, 무역수지는 균형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소한 상반기까지 마이너스 수출이 이어지며, 하반기 경기부양책 효과가 나타날 경우 마이너스를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2월에 무역흑자를 보인다면 최근 1500원대를 뚫고 오른 원ㆍ달러 환율 안정에는 일정부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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