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원 서울대 교수 유통대토론회서
임종원 서울대 교수는 23일 “생필품 소비가 5% 줄어들면 원자재와 주가 환율이 10배나 폭락시키는 위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이날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불황기 내수진작을 위한 유통 대토론회’에서 ‘불황기 유통산업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의 주가는 2004년과 비슷한 수준인데 당시 2007년까지 3~4년간 주가가 상승하다가 13개월만에 급락했을 당시 생필품 소비가 이같이 감소했다”면서 “생계비 지출을 줄이기 시작하면 파급 효과는 이처럼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통산업은 가장 저렴한 제품을 가장 빨리 어느 곳에나 공급함으로서 소비자 생활에 질을 개선시켜야 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면서 “특히 불경기에는 소외지역의 생산 일으켜 그들의 소득을 창출시킨 후 소비수준을 올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많은 물품을 한꺼번에 살 수 없기 때문에 시장에 자주가고 그만큼 비싼 가격으로 물품을 구입하게 된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영세 중소 공급자가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활로를 풀어줌으로써 소비자의 후생을 촉진시켜야 한다. 임 교수는 “소외된 지역 소비자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소비를 높일 수 있는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경로는 진입장벽이 높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보다 슈퍼마켓, 소매점, 홈쇼핑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황기에는 갖고 있는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지가 중요하다”면서 “누가 혜택을 받고 어떤 자원을 소비시킬 것이며, 무엇을 언제 생산할 것인지 등의 관점에서 경제적 승수효과를 늘릴 수 있는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외산 자동차 구입에 1억원을 지출 했을 경우에 비해 느타리 버섯 1kg 3만 박스를 구입하는 데 1억원을 지출하는 것이 산업내 생산 및 소득유발효과와 연계산업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이와 함께 온라인 유통에 대한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일 수확한 느타리 버섯을 그날 바로 전국 어디든지 배송해주는 유통은 IT 인프라가 담당할 수 밖에 없다”면서 “불경기에는 구매물량이 작고 주문을 자주 하는데 이를 실현해 주는 것은 온라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은 오프라인 택배와 물류 없으면 불가능하다. 임 교수는 “한 택배업체의 물류 허브 기지를 방문했는데 이 기지의 땅값이 평당 500만원이더라”면서 “택배 기지나 간선 허브 터미널은 국가가 해줌으로써 국가의 중요한 인프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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