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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박건욱 기자] 90년대를 풍미했던 여가수들이 새노래를 들고 속속 가요계 컴백을 알리고 있다. 지난 1월 컴백한 강수지를 비롯해 원준희, 원미연 등 '중견 가수'들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80~9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뿐 아니라 연예계에 신선함까지 더하고 있어, 방송관계자와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별여행' 원미연 '더 넓고 깊어진 목소리'
'이별여행'의 원미연이 디지털싱글 '문득 떠오른 사람'을 발표하고 컴백한다. 원미연은 17일 음악사이트 '멜론'을 통해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다. 지난 1996년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한 4집 음반이후 13년만이다.
1985년 대학가요제 출신인 원미연은 1989년 1집 음반 '혼자이고 싶어요'를 발표한 후 1991년 2집 음반 '이별여행'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 큰 인기를 끌었다.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추지 않는 동안 그 역시 어느덧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이렇듯 세월은 그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지만 투명한 원미연 특유의 색깔 있는 보이스 톤은 어쩌지 못했다. 오히려 음색은 당시보다 더 깊고 넓어졌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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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향기' 강수지 '가녀린 이미지 버렸다'
지난 1월 7년 만에 디지털 싱글 앨범 타이틀 곡 '잊으라니…'를 발표하고 가수로 컴백한 그는 그동안 남편과 별거, 이혼 등의 아픔을 겪었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현재 브라운관에서 비친 그의 모습에서 더이상 '보랏빛 향기'의 갸녀린 이미지는 찾아볼 수가 없다. 다만 한 아이의 엄마로써의 강인함만이 엿보였다.
강수지는 1990년대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였다. 가려린 몸짓과는 다르게 폭발적인 가창력은 뭇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 당시 고정화된 이미지는 가수 강수지에게 족쇄가 됐다.
최근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수지는 "앨범을 발표하기 위해 녹음을 부탁했지만 거의 대부분 작곡가들이 '보랏빛향기' 때의 강수지표 발라드를 써주더라.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음악적으로도 성숙해지고 이미지도 조금은 달라져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남모를 고민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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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미인' 원준희,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
지난 1989년 '사랑은 유리같은 것'이란 곡으로 데뷔한 원준희는 당대 최고의 여성발라드 가수로서 명성을 떨쳤다. 가수뿐만 아니라 서세원 감독의 영화 '납자루떼' 주연으로 출연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발한 방송활동을 펼치다 갑작스레 가요계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나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그런 그가 18년만에 컴백,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 층에게는 새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새 노래 '사랑해도 되니'는 음악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18년이라는 세월은 청순한 아가씨를 세 아이의 엄마로 만들었지만 20대 못지 않은 외모와 몸매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또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이며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같은 '중견가수'들의 컴백에 대해 대중문화 평론가 강태규씨는 "80, 90년대에 활동했던 여가수들의 컴백은 음악적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10대 중심의 음악시장에서 30, 40대들의 음악적 공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런 가운데 80, 90년대에 왕성한 활동을 했던 여가수들의 컴백은 음악 문화의 폭을 더욱 넓힐 수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연륜이 묻어나는 가수들의 컴백이 획일화된 가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은 사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네에서 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건욱 기자 kun11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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