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은 12일 한국은행의 다소 파격적인 추가 금리인하 조치에 대해 시장에서의 반응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0.5%포인트라는 인하폭은 적절한 것으로 보이며, 실물경제 침체 방지에 나선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시켜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영훈 한화증권 기업분석센터장은 "금리인하 조치가 방향성을 가질 때는 시장의 영향이 크겠지만 지금과 같이 계속 내리는 추세에선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유동성 함정 논란에도 불구, 정부가 계속적으로 금리인하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은 실물 경제 침체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의지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이번에 한은 금통위가 0.5%포인트까지 내려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2.0%까지 떨어졌지만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아직까지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박희운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추가 금리인하는 이미 노출된 호재였고 인하 폭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투자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이 내수 지향적이 아닌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금리 인하 조치가 경기 회복을 위한 키 팩터가 되기 힘들다는 게 박 센터장의 설명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는 어느정도 시장이 예상했던 바"라며 "만약 0.2%포인트 인하했더라면 시장은 실망감을 드러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국내 증시는 금리인하 조치보다 해외증시 약세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동성 함정진입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금리인하 여력은 상당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여진다"며 "앞으로 한차례(50bp) 정도 추가적인 금리인하 후 금리인하 기조를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날 한국은행 금통위는 기준금리 운용목표를 연 2.50%에서 0.50%포인트 인하한 2.00%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8월7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지난10월 7일과 27일 각각 0.25%포인트, 0.75%포인트씩 연속 총 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지난 11월7일에도 0.25%포인트 금리를 내렸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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